[시론] 비대면 강의
상태바
[시론] 비대면 강의
  • 개원
  • [ 178호] 승인 2020.06.22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는 비대면 강의로 시작하여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얼굴도 잘 모른 채 1학기 종강을 코앞에 두고 있다.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 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리 점검을 하고 연결 했는데도 갑자기 그런 일이 벌어진다. 아쉬운 대로 채팅으로 질문을 주고받자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긴장감이 흐르게 된다.

학생들과 강의 자료를 공유하면서 학생들의 얼굴 표정을 보려면 최소한 모니터가 두개 필요하다. 교수는 강의 내용만 보여주고 설명하면 되지, 학생들의 얼굴을 살펴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면강의에서 강의 중 학생들의 표정을 읽고, 학생들이 지루해하거나 졸기라도 하면 주제를 환기시켜 강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갔던 습관이 있어서 학생들의 표정을 보기를 원한다.

강의를 하는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비디오를 강의 내내 켜놓고 있기를 바라지만 학생들 입장은 다르다. 비대면 강의에서 학생들은 아예 비디오를 꺼 놓고 강의에 참여한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자기의 얼굴이 누군가에 의해 캡처 당할지 모르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 제대로 된 표정과 자세를 캡처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졸거나 괴상한 표정을 하고 있을 때 캡처 당하면 곤란할 것이다.

시험 기간 중에는 비대면 강의의 특징을 이용하여 컨닝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쌀밥만 먹던 사람들이 갑자기 식단이 빵으로 바뀌어 모두 당황하는 것 같다. 그러나 글루텐을 제거한 빵을 먹으면 기호에는 문제가 있을지라도 소화에는 문제없다.

비대면 강의에 이용되는 프로그램은 그 질이 뛰어나다. 불과 3~4년 전 만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원격으로 실시간 현미경 검경을 위해서는 특수한 비디오 송출장치가 필요했다. 그런데 요새 사용되는 비대면 프로그램은 고화질의 사진을 공유할 수 있고, 또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참여자와 공유할 수 있다. 현미경에 연결된 카메라를 이용하여 컴퓨터에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으면 공유가 가능하다.

화질도 뛰어나다. 임상실습에서는 내시경 검사나 수술 장면, 실험 방법 등을 모두 실시간으로 수업 참여자와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병리실습실에서 비디오카메라를 부검 장면에 고정시켜 놓고, 큰 모니터를 통하여 학생들이 부검 절차를 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된 비디오 장치만 있으면 학생들은 각자 모니터 앞에 앉아서 부검 장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모든 내용은 기록되어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다.

비대면 강의가 시작되면서 또한 강의실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강의실 유지 관리도 그만큼 쉬워졌고, 경비 절감도 이루어졌다. 이제는 비대면 강의가 일상으로 될 것 같다. 학생들은 복잡한 등굣길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비대면 강의가 아직은 불완전한 면이 있다. 대면 강의에서 진행하던 강의 내용을 비대면 강의 방법으로 이행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면도 있고, 또한 대면으로 실습교육을 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비대면 강의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필요한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강의의 효율은 상당히 커질 것이다.

 

 

 

 

 

 

박재학 교수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부산수의컨퍼런스’ 후원 설명회 4월 18일(목) 오후 5시 리베라호텔
  • 제일메디칼 ‘제3회 뼈기형 교정법' 핸즈온 코스 5월 19일(일)
  • 정부 “전문수의사 및 동물병원 체계 잡는다”
  • 김포 ‘공공진료센터’ 전 시민 대상 논란
  • 에스동물메디컬, 대형견 전문 ‘라지독클리닉’ 오픈
  • 국내 최초 ‘AI 수의사 비대면 진료’ 서비스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