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 동물병원인데 응급진료는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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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 동물병원인데 응급진료는 안한다?”
  • 안혜숙 기자
  • [ 179호] 승인 2020.07.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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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법 개정 통해 응급 및 야간진료 동물병원 시설 및 인력 기준 마련해야

“우리 동물병원은 365일 24시간 진료합니다”
대형종합병원의 응급실에서만 볼 수 있는 24시간 진료가 동물병원에서는 넘쳐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같은 지역 내에서도 3개 동물병원 이상이 24시간 진료를 표방하고 있을 정도로 24시 동물병원이 많다.

365일 24시간 매일 쉬지 않고 병원을 운영하려면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시간 진료가 많은 것은 동물들의 응급상황이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수의사들 간의 과잉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무늬만 24시간 동물병원
24시간 진료를 표방하고 있지만 야간에도 계속 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응급환자 콜이 있을 때에만 진료를 하는 동물병원들이 대부분이다.

모 반려인 카페에는 “고양이가 아파서 24시 동물병원에 다 전화해 봤는데 전부 퇴짜를 맞았다. 선생님이 없다고 퇴짜, 지방으로 출장 와 있다고 퇴짜, 계속 전화 연결이 안돼서 퇴짜, 간판만 24시인 곳이 너무 많다”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24시간을 표방하고도 실제 응급 진료가 어려운 일부 동물병원들 때문에 성실히 야간진료에 임하는 동물병원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

경기도의 A수의사는 “2명이 공동 개원하고 있는 곳에서는 도저히 365일 24시간 진료를 할 수 없다”며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동물병원에서 경쟁적으로 24시간을 표방하는 것은 제 살 깎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야간진료 시간 기준도  모호
일정 기준이 없는 야간진료 시간도 문제다. 어떤 동물병원은 오후 9시 이후를 야간 진료로 표방하고, 또 어떤 병원들은 오후 7시 이후, 오후 11시 이후, 오전 12시 이후 등 야간진료 시간에 대한 기준이 다 달라 야간 할증비용 책정 기준도 애매하다.

365일 24시간 진료를 표방하는 동물병원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24시간 병원을 인증할 기본적인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보니 무늬만 24시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의과 응급의료기관은 시설 기준
의과에서는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 받지 않은 병의원이 응급실을 운영하려면  법에서 정한 인력과 시설, 장비 기준을 갖춰야 한다.

응급시설은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30평방미터 이상의 별도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X-ray, 검사장비, 기도삽관 장비 등을 갖추고 이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의사와 간호사 각각 1인씩 24시간 상주해야 관할 시, 군, 구에 응급실 운영을 신고할 수 있다.

만약 신고 없이 응급실 표기를 사용하면 해당 의료기관에 대해 지도감독을 실시한다.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 혼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이나 추석 등 연휴기간에는 지역별 당직제를 운영해 약국이나 병원은 돌아가면서 문을 열고 있다.

수의사들도 당직 동물병원제를 시행한 사례가 있다. 충남 공주시가 2018년 축산 농가의 제안으로 8개 동물병원 원장들과 협의해 당직 동물병원에 합의한 바 있다.


당직 동물병원제 참고할 만
당직 동물병원은 24시간 대기하고, 농가 요청 시에는 즉시 출장진료를 나가야 한다. 일일 당직 수당은 해당 시에서 지급했다.

당직 동물병원제는 축산 농가를 위한 정책이지만 이를 반려동물 응급진료에도 참고할 수 있다.

동물병원은 아직도 24시간 동물병원에 대한 시설 및 상주 인력 기준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 그렇다보니 여건이 안되는 동물병원들이 365일 24시간을 표방할 경우 보호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실제 24시 동물병원들까지 오해를 받고 있다.

최일선에서 응급진료와 중증 동물 환자 치료에 수의사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수의사법 개정을 통한 24시간 응급체계에 대한 시설 및 인력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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