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진료·심장관리’ 1인 병원 차별화 전략으로
“무엇이든 물어보면 친절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문턱이 낮고 부담 없이 발길을 옮겨 줄 동물병원에 다니고 싶어요”
“누구나 와서 쉽고, 무엇이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산책 도중에 걷다가도 문득 들어 와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듣고 싶은 것을 들을 분위기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동물병원, 지역 교류의 장으로
지난 원고에서 소개했던 일본 사이트 Doctor’s File를 살펴보면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심플한 대기실이었다. 꾸밈없이 동네 찻집 같은 인테리어와 편안하지만 과하지 않은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에서 한결같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친절히 설명 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들은 궁극적으로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동물병원 문턱 낮추기였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십여 년 앞서 고령화부터 경제 저성장 등 사회 현상을 미리 겪었다.
동물병원 대형화 바람을 2000년 초반에 이미 겪은 일본은 쏟아지는 졸업생들과 대형화 바람 속에 소규모 동물병원의 존재 역시 흔들렸을 것이다.
1인 병원 경쟁력 갖추기
때문에 한 번 가면 큰 비용을 쓰게 되는 큰 규모의 24시간 병원들과 차별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대응했을 것이다.
아마도 늘 비싸다고 생각되는 동물병원 문턱을 낮추어 쉽게 동물병원을 내원하게 하는 역발상을 해냈을 지도 모른다.
화려한 조명이 들어간 웅장한 최신 인테리어보다 오래돼 보이고, 그래서 더 편안해 보이는 대기실을 지향했을 것이다.
과잉해 보이지 않는 심플한 인테리어가 손님의 발걸음을 쉽게 만든다면 지역사회 내 위치한 1인 동물병원에서는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Doctor’s File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거의 모든 동물병원의 일요일 근무였다.
우리도 수의사의 삶의 질에 대해 늘 걱정스럽게 고민하고 있지만, 역으로 일요일을 평일같이 근무하는 일본 1인 병원의 상황은 몇 가지 추측을 가능케 한다.
일요일 근무는 보호자 배려
일요일 근무는 나의 휴일을 반납하고 헌신해야 가능하다. 일요일까지 나와서 경제활동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일요일 근무는 동물보호자를 위한 수의사의 헌신과 배려이다.
두 번째, 일요일 근무는 1인 병원이 대형병원 틈에서 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일 수 있다. 근무시간을 늘일 수도 없고, 휴일을 없앨 수도 없으며, 야간 근무를 연장할 수도 없다.
하지만 휴일을 옮겨 평일에 쉬는 것은 출혈이 크지 않다. 단, 남들 다 쉬는 일요일을 반납하면서 오픈할 경제적, 사명적 명분이 서야 한다.
노령동물 심장 관리
마지막으로 느꼈던 것은 노령동물 심장을 관리하는 1인 병원의 소개가 유독 눈에 띄었고, 그들은 젊었다.
몇 십 년 된 큰 병원 틈에서 젊은 수의사가 오픈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 때문에 작은 병원이지만 심장을 관리해주는 소개글들에서 바로 저것이 답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관리되어 편하다는 보호자들의 댓글이 유독 다가온다.
아마도 안약을 넣다가 최종적으로 고가의 장비로 백내장 수술하는 안과와 마지막엔 발치로 이어지는 치과관리에 비해 매일 심장약을 먹는 점에서 심장관리는 더욱 지속적이고 꾸준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끝으로 닥터스 파일을 보면서 경제적으로 분명 선진국이었던 일본이 한국보다 역동적이지 않고 정체되어 있음을 분명하고 확실히 느꼈다.
혹시나 이런 일본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어 보여 과감히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1인 병원에 작은 도움이 될까 하여 기고해 보았다.
1인 병원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