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입지를 찾아서Ⅱ] 개·폐업 분석⑩ 서울시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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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입지를 찾아서Ⅱ] 개·폐업 분석⑩ 서울시 강남구
  • 안혜숙 기자
  • [ 202호] 승인 2021.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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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대치동·역삼동, 1인 가구 다수 개원 활발
압구정동·개포동, 병원수 재건축 이후 기대

인구수 보다 ‘상업 시설’과 ‘주택가’ 선호

 

서울시 강남구의 동물병원은 대부분 상권이 활발한 지하철역 주변과 도로에 위치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 단지가 거의 없고, 차로 이동하는 주민들이 많아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유동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강남구의 어느 지역을 가도 카페촌이나 식당가, 유흥가 등의 상권이 형성돼 있어 유동인구는 풍부하다. 연예인이나 기업총수, 대기업 임원 등 부유층의 거주 비율이 높아 선호하는 개원지이기도 하다.

강남은 2002년까지 단 한곳의 동물병원도 폐업하지 않았으나 2003년부터 폐업하기 시작했다. 당시 폐업한 동물병원들은 강남에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병원들이 대부분이었다. 

강남이 훌륭한 개원지이긴 하지만 준비를 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는 지역임을 보여주기 시작한 시기라 할 수 있다.

강남구는 90년대부터 2021년 1월 31일 현재 236개소의 동물병원이 개원해 그 중 67%(158개소)가 폐업을 신청했다. 
폐업률이 높아 보이지만 4곳 중 1곳은 재개원을 위한 폐업이었던 만큼 실제 폐업률은 50% 정도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이 강남역 사거리부터 신사동으로 이어지는 강남대로의 개원지를 선호하는 반면 동물병원은 논현동과 대치동 개원이 활발했다. 유동인구가 많고 주거 중심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치동, 고가 아파트 단지 많아 
양재천에서 역삼로까지 이어지는 대치동은 강남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아 개원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90년대에도 대치동에 5개소의 동물병원이 개원하고 있을 정도로 선호 지역이었으나 아파트의 재개발, 재건축이 활발해지면서 폐업도 증가했다.

2005년 주공의 재건축이 시작된 시기부터 동물병원이 증가하다가 청실아파트의 재건축이 이뤄진 2012년 이후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강남의 다른 지역 재건축도 늘어나 주민들이 강남권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대치동의 폐업률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대치동은 아파트 밀집 지역인 대치1동에 비해 테헤란로 지구인 대치4동이 인구수에 비해 동물병원이 많은 편이다. 

주변에 다세대 주택 밀집지구와 오피스 지구를 형성하고 있으며, 한티역 주변에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식당, 학원 등을 형성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풍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치동은 선경1, 2차와 한보미도맨션, 은마 등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가 다수인 만큼 언제든 상권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이들 아파트가 재건축을 완료하면 대치역과 학여울역 주변의 상권도 달라질 수 있어 이때를 노려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역삼동, 강남서 동물병원 가장 많아
역삼동은 2021년 1월 31일 현재 강남에서 동물병원이 가장 많이 개원하고 있는 곳이다. 강남의 대표적인 상업지이자 유흥가인 역삼동은 나홀로단지나 오피스텔이 많아 거주 인구가 적다. 

그럼에도 역삼동에 동물병원이 증가한 것은 1인 가구 증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남의 동물병원들이 역 주변과 큰 대로변에 개원하고 있는 반면 역삼동은 주택가나 상업지역에 개원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동인구는 많은 반면 거주 가구의 비율은 낮고, 1인 가구 위주로 이뤄져 있다보니 접근성이 높은 동물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역삼동은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꾸준히 바뀌고 있어 주민들의 변화가 큰 지역이다.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살고 있는 가구의 비율이 낮아 동물병원의 평균 개원 기간도 내려가는 추세다. 역삼동의 평균 폐업기간은 5.4년이며, 2021년 1월 31일 현재 평균 개원기간은 7.3년에 불과하다. 그만큼 개원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안정적 개원지 강남구
강남구가 인기 개원지로 꼽히는 이유는 부유층이 많고, 유동인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동물병원이 많지 않던 90년대에도 15개소의 동물병원이 개원하고 있었을 정도로 강남구는 매력적인 개원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강남구는 인구가 많은 지역보다 상업시설이 풍부하고 주택가를 선호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0년 4월말 현재 강남의 인구는 54만명으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세대당 인구 비율도 2.33명에 그칠 정도로 주민 대부분이 2인 가구를 형성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가구가 적어 지역 주민들의 지역 정착률도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세대당 인구 비율이 각각 1. 6과 1.5를 형성하고 있는 논현1동과 역삼1동에 동물병원 개원이 많다. 1인 가구가 많지만 생활 수준이 높은 가구가 다수를 차지해 동물병원 지출에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구에서 인구가 많은 도곡동은 대단지 아파트가 많고, 2인 이상의 가구 비율도 높아 강남의 인기 개원지로 꼽힌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강남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동물병원이 증가해 폐업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압구정동과 개포동도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지만 강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동물병원 수가 많지 않다. 특히 압구정동은 2011년 이후 동물병원 폐업이 한 곳도 없는 안정적인 개원지다. 압구정은 현대아파트의 재건축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상권의 변화가 예상된다. 

개포동은 2015년부터 폐업이 나타나고 있는데, 개포시영의 이주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개포동의 재건축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폐업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개포2~7단지까지 재건축이 완료되면 4만 세대가 개포동에 거주하는 만큼 5년 이후부터 개포동의 동물병원 개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 주민들은 대부분 지역 내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개포동의 인구가 감소하면 주변의 도곡동, 일원동, 대치동으로 이동하는 비중이 높다. 동물병원도 마찬가지다. 대치동에서 폐업한 동물병원이 강남의 다른 지역에 재개원하는 식이어서 폐업 숫자에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강남에 대형 동물병원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동물병원은 주변 로컬병원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 강남 개원가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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