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생명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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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생명의 길
  • 개원
  • [ 203호] 승인 2021.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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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잉태한 낯선 그림자
한 줄기 빛 향한 
위대한 파동波動으로 일렁이고 
먼 안개 길 돌아와 
꿈꾸는 꽃자리에 앉았다

신의 섭리에 따라
한바탕 천둥소리가 우주를 뒤흔들면 
생명生命의 혼 일깨워
내 가슴속 뿌릴 내린다

생명의 근원 찾는
긴 고독의 항해 길은 어디까지인가
깜박이는 심장 붙잡고 
함께 우는 수도승修道僧
생명 윤리 찾는
고뇌의 바다에서 시경詩經을 읽고 있다 

 

작가는 거대한 우주 속 아주 조그마한 행성인 지구에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지만, 이들 생명체들이 하루살이보다 더 오랜 삶을 산다고 할지라도 이 땅에 인간과 동물이 살아왔던 오랜 생명의 시간들은 지구 생성 이후부터 이 시간까지 되돌아보면 생명체가 살았던 시간은 찰라일 뿐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

영원하지 않은 유한한 생명체가 순간의 시간 속 소풍 같은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고귀한 생명을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일부에 있는 것 같아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다. 스스로 자신의 생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생명체가 탄생하기까지의 고귀한 과정을 알게 됨으로써 자기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더 나아가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고 존중과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깃들 길 바랬다.

필자도 수의병리학을 전공한 관계로 대부분의 동물을 부검하는 과정에서나 국가 방역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수행되는 살처분 현장에서 항상 심적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인 ‘일살다생(一殺多生, 한 마리 희생으로 여러 마리를 살리는 것)’인 면을 부각하는 경향이 우세하지만, 모든 생명이 다 소중하기에 ‘살생유택(殺生有擇, 산 것을 죽일 때는 가려서 죽일 것)’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고뇌에 찬 아픈 가슴이 종종 울 때가 있었다.

수의사나 의사가 어떠한 형태로든지 모두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투하는 모습은 다를지라도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기에 스스로 견디며 헤쳐 나와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의료행위가 상업적인 측면에서만 부각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다시 한 번 생명의 근원과 생명 윤리를 찾아보는 우리들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하면서 쓴 시다.

 

 









心湖 문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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