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입지를 찾아서Ⅱ] 개·폐업 분석㉒ 서울시 금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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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입지를 찾아서Ⅱ] 개·폐업 분석㉒ 서울시 금천구
  • 이준상 기자
  • [ 214호] 승인 2021.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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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의료메카 계획 등 개발사업 가속화
독산동·시흥동, 최적의 입지조건 갖춰

전문진료 등 고급화 전략으로 개원 승부
 

서울시 금천구는 2003년부터 2021년 1월 말까지 총 29개소의 동물병원이 개원해 이 중 13개소가 폐업하고, 16개소가 개원을 유지하고 있다.

금천구는 1960년대 구로공단이 개발된 이후 공업기반 지역으로서 서울시 다른 자치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동물병원 개원을 하기에는 메리트가 부족해 2000년대 초까지도 한 곳의 개원도 이뤄지지 않았고, 구로공단이 G벨리로 명칭을 변경한 2003년 들어와서야 첫 개원이 시작됐다. 

2006년까지 단 두 곳의 동물병원만 영업하던 금천구는 2007년 G벨리가 지식기반사업 집적지구로 지정되면서 그제서야 개원시장에 순풍이 불기 시작했다.

IT 기업들이 G벨리로 속속 입주를 시작하면서 직장인 배후수요와 개발 호재를 토대로 2007년 한 해 동안 독산동에만 동물병원 4개소가 문을 열었고, 시흥동도 2007년, 2008년 연달아 개원했다.

금천구가 동물병원 인기 개원지로 거듭나면서 2019년에는 동물의료 불모지였던 가산동도 개원에 성공하며, 금천구 3개의 행정동 전부 동물병원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최근 금천구는 대형사업을 잇달아 추진하며 산업단지 일변도였던 도시의 형태와 기능 탈피에 나섰다. 금천구청역 복합개발을 통해 998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2025년 들어설 예정이며, 지역 내 대표적인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던 대형 종합병원 설립을 통해 서울 서남권의 의료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역 생활권 단절과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왔던 독산동 공군부대 이전 계획도 세웠다. 

부대 이전 논의를 위해 금천구청장은 지난 12월 4일 국방부 차관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부지에 산업시설과 주거시설을 조성해 지역의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가산동, 전형적인 오피스상권
가산동은 금천구 지역 중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수요가 가장 높은 동네다. 상권은 전형적인 오피스상권으로 평일 점심, 직장인들의 수요가 유독 많다. 퇴근 후 저녁을 먹거나 야근을 하는 직장인들로 저녁에도 많은 사람이 몰린다. 

G벨리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 만큼 주말이면 본가로 떠나는 경우가 많아 거리 곳곳이 매우 한산하다. 가산동에 터를 잡고 사는 상주인구는 전체 인구의 0.7%에 불과하며, 도서관, 체육센터 등 지역 내 문화시설이 서울시 다른 자치구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에는 대단지 아파트보다는 10평 미만의 소형 오피스텔이 즐비하다.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여의치 않아 반려인구도 적고, 동물병원이 자리를 잡기 어려운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주말이면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동물병원을 찾는 고객이 없다보니 개원 입지로 고려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2019년 처음으로 가산동에 동물병원이 개원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추가 개원이 없어 좀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독산동, 우시장 도시재생 375억 투입
독산동은 2007년부터 개원하기 시작해 현재 총 9개소가 개원하고 있으며, 5개소가 폐업했다.  

금천구에서 개원율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는 동네로 2015년 이후에는 한 군데도 폐업하지 않고 있다.

가산동과 달리 독산동은 독산역 주변으로 홈플러스, 롯데시네마, 빅마켓 등이 들어서 있어 주말이면 많은 유동인구로 붐빈다. 또 다른 상권인 독산동 맛나는 거리에도 병·의원, 음식점, 약국, 카페, 은행 등 생활편의 시설이 함께 자리해 평일이나 주말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최근 독산동 일대는 신독산역과 GTX노선 개통이 예정되면서 아파트의 시세가 많이 오르고 있고, 인근 상가들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상가 임대료가 계속 상승 추세여서 동물병원을 개원하려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만 차별화된 진료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높은 개원율을 바탕으로 성공 개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독산동에서 개원하기 좋은 위치로는 우시장 일대를 들 수 있다. 2019년 ‘독산동 우시장’이 특별계획구역대상지로 지정됨에 따라 총 375억 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을 계획하고 있다.

지상 16층, 연면적 5천739㎡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이 건축될 예정이며,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공지원센터와 ‘독산 어울림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시장 상권이 활성화 된다면 교통이나 주거환경 개선까지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지역 가치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

 

시흥동, 50%  넘는 폐업률 
시흥동은 금천구에서 가장 먼저 동물병원이 개원한 동네다. 2000년대까지 인기 개원지로 꼽혔지만 2010년대 들어와서는 독산동에 그 자리를 넘겨줬고, 현재 50%가 넘는 높은 폐업률을 보이고 있다.

메인 상권인 시흥사거리 일대는 서울 구로구와 시흥동을 잇는 왕복 10차선의 시흥대로를 끼고 있다. 시흥동 일대 배후세대가 출퇴근 시 반드시 거쳐 갈 수밖에 없기에 개원하기에는 훌륭한 입지 조건이다. 

그에 더해 사거리 주변으로 대단지 아파트, 공공기관, 대형마트가 입점해 있는 만큼 주말에도 유동인구가 많아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객의 접근성이 좋은 만큼 상가 임대료 시세는 높게 형성돼 있다. 동물병원 개원 시 높은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흥사거리에서 비단길 현대시장 방면으로 이동하면 노후화가 진행된 건물들과 저층 빌딩들이 나오는데 이곳들은 임대료가 저렴하다. 주위에 전통시장이 있어 유동인구 감소 폭이 크지 않은 만큼 중·소형 동물병원을 개원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금천구 가치 더욱 오를 전망
금천구는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2017년 이후 폐업한 동물병원이 한 곳도 없다. 재건축 기대감과 신안산선 교통 호재에 주민들의 이동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가속화됨에 따라 지역 모습도 신도시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서울시 자치구 중 최고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대형 개발사업 이외에도 행복주택, 철재 종합상가 개발사업도 추진되는 등 도로와 골목 구석구석까지 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 리모델링 계획도 잡혀 있다. 독산1동에는 기존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합한 가족센터가 2023년 들어선다. 가족센터에는 가족 상담, 부모 교육, 자녀 방문 교육, 공동육아 등 가족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가 총망라될 예정이다.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인 크고 작은 개발사업들이 완료되면 금천구의 가치는 더욱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동물병원 개원도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의료기술과 최첨단 의료기기 도입을 통해 전문진료 병원으로 포지셔닝을 취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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