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의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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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의 노크
  • 개원
  • [ 219호] 승인 2022.03.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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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아래
흐르는 실개천 

저고리 벗은 
긴소매 자락에 맺힌 
은빛 버들 고드름 

긴 잠 깬 겨울 공주 
하품 소리 따라
이슬비 안고 떠나 가네

젖살 같은 연버들 
눈꽃 헤집고 핀 꽃망울
 
지난 날 흘려보낸
풀꽃 향 피는 사랑
바람결 나비로 날아 오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도 한 달여 지나가고, 대동강이 풀리고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난다는 ‘우수(雨水)’‘경칩(驚蟄)’도 막 지나가고 있다.

3월초 아직도 산등성이에 남아 있던 잔설이 가파른 골짜기를 따라 찬바람과 함께 우리의 옷깃에 흘려 내리는 시기이다. 겨우내 마른 풀 한포기와 앙상한 나뭇가지를 붙잡고 겨울바람에 온몸을 떨면서 인고의 세월을 견디다가 마침내 산고의 진통 끝에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봄의 전령사인 설중매나 동백꽃이 이른 봄을 깨워 개울에 늘어진 수양버들에 맺힌 고드름도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반기는 눈물방울을 흘리고 있다.

멀지 않아 삼천리 화려강산은 온통 매화꽃 향기가 날릴 쯤, 서로 경쟁하듯 벚꽃이화꽃(배꽃)오야꽃(자두꽃)복숭아꽃살구꽃앵두꽃산수유진달래 등과 산천초목(山川草木)이 연초록에 물들어가는 봄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봄의 향기에 취한 꿀벌과 나비와 상춘객들이 찾는 이유가 바로 엄동설한을 훌륭히 견디어 내었기에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준 것이다. 

필자는 이른 봄의 전경을 눈앞에 그려보면서 우리네 인생도 이들 풀과 나무들처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내었을 때, 아름답고 멋진 인향(人香)이 온몸에서 자연스럽게 풍기는 사람이 될 때, 진정한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기에 스스로 다짐과 함께 작은 바램으로 적어보았다.

 


心湖 문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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