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개와 고양이 흉강내시경(thoracoscopy) 워크숍 다녀와서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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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개와 고양이 흉강내시경(thoracoscopy) 워크숍 다녀와서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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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0호] 승인 2022.10.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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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개와 고양이 흉강내시경(thoracoscopy) 워크숍 다녀와서

 


 

 | “내시경 대가 Eric Monnet 이론·실기 직접 배우는게 매력적” 

△교육장소인 TMI center 전경.
△교육장소인 TMI center 전경.

저는 5일 동안 시간을 내서 2022년 8월 8~9일(미국현지시간) 미국외과협회(ACVS)가 주관하는 ‘small animal advanced thoracoscopy(소동물 흉강경 고급과정)’에 다녀왔습니다. 

교육장소는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내에 있는 수의학 평생교육원인 TMI center였습니다. 콜로라도 주립대 TMI Center는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 옆에 위치해 있고, 최첨단 강의실과 각종 과목의 wet-lab을 진행할 수 있는 실습실들로 이루어져 있어 미국 전역의 수의사들이 실습교육을 위해 방문한다고 합니다. 

미국 수의사들도 매년 몇 시간 이상 이수시간(credits)을 채우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 전역의 수의사들이 외과와 내시경, 치과, 중재술, 대동물 실습 등을 배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코로나 펜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도 11월에 복강경 고급과정을 이곳에서 이수하였기 때문에 이번 학회가 두 번째 방문이여서 인천공항에서부터 학회 숙소까지 도착하는데 훨씬 수월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TMI center에서 열리는 거의 모든 내시경 강의는 세계적으로 소동물 내시경 분야의 권위자이신 Eric Monnet 박사가 직접 총괄하기 때문에 대가의 이론과 실기를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Eric Monnet 박사(좌)와 필자.

제 개인적으로는 Eric Monnet 박사님과 4번째 만남이었고, 박사님도 저를 기억해 주시고 ‘열정적인 학생’ 이라는 농담 섞인 칭찬도 해주셨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워크숍은 미국외과협회(ACVS)가 주관한 행사여서인지 최소침습수술(MIS)로 유명한 specialist들이 7명이나 참석하여 강의와 wet-lab을 해주셔서 내시경 교과서의 저자로 나오시는 분들을 직접 눈앞에서 만나보고 얘기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습니다. 

필자는 평소 복강경 수술과 각종 내시경 시술은 다양한 케이스를 접해 보아서 다소 익숙한 편이었지만, 흉강경은 심장과 폐 그리고 생명에 직접적인 중요한 혈관들이 지나가는 곳이어서 복강경 보다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평소 폐 biopsy나 폐엽 절제를 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은 흉강의 구조적 특성상 복강경처럼 CO₂ 가스로 흉강을 부풀릴 수 없어서 내시경과 기구가 가동할 수 있는 작업 공간(working space)이 가뜩이나 협소한데, 쉴 새 없이 뛰는 심장과 호흡으로 인한 폐엽들의 작업방해(?) 을 극복하면서 시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흉강경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전무하기도 하고, 교과서만 보면서 복강경처럼 접근하기에는 너무 무서운(?) 장기들이 포진해 있어서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1)흉강 해부학을 배우면서 안전하게 흉강으로 기구들을 진입하는 방법과
2)흉강 공간확보 기술
3)흉강경 시 주의해야 할 마취 노하우들
4)흉강 혈관질환들에 대한 중재술에 대한 방법 
들을 충분히 배워 오리라는 각오로 이번 워크숍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上>

 

| “흉강경 사용법과 흉강수술 기법까지 평소 궁금증 풀어”


■ 교육 1일차 
첫째 날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강에 걸친 이론 수업을 듣는 날이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강의장에 도착하니 수업을 듣는 수의사들이 저 포함 22명 정도 되었습니다.  

저만 외국인이고 모두 현지 수의사들었는데, 그 중에는 외과전문의들과 레지던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코디네이터의 말로는 평소보다 2배 정도 지원을 했다고 하여 최근 미국 현지 수의사들의 흉강경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말해 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수강생 중에 미국에서 활동하고 계신 한국인 외과전문의 한 분과 인연을 맺었

 

이론수업 모습

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도 컨퍼런스나 대학 특강 외과강의를 위해 자주 오시는 유명하신 분이라 저도 존함을 익히 알고 있어서 직접 만나 뵙게 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 분에게 미국 임상에 대한 상황과 미국 전문의제도에 대한 얘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고, 흉강질환에 평소 궁금했던 점과 수업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물어 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론 강의는 우선 흉강의 해부학과 흉강경을 삽입하기 위한 캐뉼라의 장착 위치와 방법에 대한 교육으로 시작하여 흉강경에 사용하는 내시경 사용법과 각종 기구의 쓰임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후 흉강경과 흉강수술 시 마취법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는데, 평소 궁금했던 부분인 도구들과 수술하려는 부위의 폐엽들이 부푸는 걸 막아서 흉강의 공간을 확보하는 ‘one lung ventilation’ 기법을 저자의 케이스 시연 동영상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후 종양 specialist들의 흉강 내 병변을 탐색하는 방법과 폐엽 biopsy 방법, 문제가 발생한 폐엽과 mediastinal 부위를 흉강경을 통해 절제하는 기술 등 강사들의 실제 케이스를 동영상을 통해 보여주며 강의가 진행돼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흉선과 문제가 있는 기형 심장 혈관들을 찾아 결찰해 주는 중재술에 대한 강의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론교육이 끝나고 Eric monnet 교수님의 총평이 있으셨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one lung ventilation 실습 진행하는 모넷 교수.
△one lung ventilation 실습 진행하는 모넷 교수.

 

한국의 학회에서 대략 5분 정도로 1~2명 질문하고 형식적으로 끝나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거의 한 시간 반 동안 질문과 해당 전문가의 응답이 이어져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평소 자신이 궁금한 기술적 부분부터 내시경 기구 사용법들, 그리고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사야 하는지까지 시시콜콜한 질문들이 장시간 오고 갔고, 학생들의 질문에 진지하게 장시간 답변해 주는 강사들을 보면서 정말 미국 수의사들의 공부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中>
 

| “디테일한 실습으로 막연했던 흉강장기 수술 자신감”

■ 강의 2일차
2일차에서는 1일차 때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직접 wet-lab을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한국인 외과전문의 분과 한조가 돼서 실습을 진행하였고,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실습 항목들을 시연해 보았습니다. 

 

 

카데바를 통해 실습을 진행하였고, 첫 실습은 당연히 여러 방향으로 캐뉼라를 삽입하여 카메라의 위치와 도구들의 orientation 감각을 익히고 흉강을 탐색하는 실습으로 시작하여 심장을 싸고 있는 심낭을 제거해 심장이 원활하게 뛸 수 있게 도와 주는 수술인 pericardectomy를 실습하였습니다. 

 

폐 일부를 샘플링하는 방법과 폐엽 전체를 절제하여 retrieval bag에 담아서 꺼내는 방법도 실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Eric monnet 박사님에게 기관경(bronchoscpe)을 이용해 기관지의 한쪽을 막아 수술하려는 부위의 폐엽을 부풀지 않게 하는 one lung vetilation 기법을 배웠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흉강 림프관을 indocianine green 이라는 염색약을 통해 가시화하여 흉강경을 보면서 결찰하는 흉관결찰술을 마지막으로 실습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처럼 실습의 묘미는 어디까지 해도 되고 어느 부분은 건들면 안되는지, 그리고 조심해야 하는 신경과 혈관은 어디인지에 교과서만으로는 알기 힘들었던 디테일한 부분을 강사들이 직접 가르쳐 주고, 그로 인해 그 시술들에 대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흉강경 워크숍을 통해 막연하고 두려웠던 흉강장기 수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아주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실습을 결제하고 비행기 예약을 하려니까 비행기 왕봉 티켓이 3년 전에 비해 4배가 상승한 400만 원대인 것 보았을 때, 그리고  감소세이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학회를 가려고 하던 8월 초에는 10만명 때로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혹시 미국에서 코로나가 확진되면 10일 추가 체류비와 비행기 취소건으로 병원을 못 여는 손실을 합쳐 2000만원 이상의 손해가 넘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학회를 포기해야 하나 잠시 망설였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게 되었고,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그럼에도 얻은게 너무 많은 정말 가길 잘한 학회였던 것 같습니다. <完>


글. 김봉한(마리스동물의료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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