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팔순(八旬)의 코코
상태바
[시론] 팔순(八旬)의 코코
  • 개원
  • [ 48호] 승인 2015.05.07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스마트폰이 얼마나 스마트한지 없는 앱이 없다. 뭔가 궁금하여 앱스토아 검색창에 입력해 보면 어김없이 관련 앱이 나온다. 그 중에는 쓸모 있는 앱들이 상당히 많다. 동물과 관련된 앱들 중에는 동물의 나이를 환산해 주는 앱도 있다.

앱으로 나이를 환산해 보니 우리집 강아지 ‘코코’는 올 12월이면 12살이 된다. 사람나이로 치자면 거의 여든 살이 가까워진다고 앱이 계산해준다. 그리고 내 나이는 강아지 나이로 환산하면 8살 정도라고 한다. 강아지 나이로 치자면  어느새 코코가 나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늙어 버린 셈이 되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인격적으로 완성되고 원숙해지려 한다고 공자는 말씀한다.

논어 위정(爲政)편에 “吾十有五而志于學(열다섯이 되어 학문에 뜻을 두었고),  三十而立(삼십이 되어 가치관을 확립하는데 뜻을 두었으며), 四十而不惑(사십이 되어 일에 대하여 의혹이 없도록 하였으며), 五十而知天命(오십이 되어 天命을 알려고 하였고), 六十而耳順(육십이 되어 상대가 하는 말을 순순히 받아들였으며),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칠십이 되어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도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사람의 연령을 표시하는 한자들이 참으로 많다. 15岁는 지학(志學) 또는 여자의 성년식에 비녀를 꽂는다 하여 笄年(계년) 이라하였다.
16岁는瓜(오이)를 반으로 자르면(破瓜:파과) 八자가 두 개 생겨 16이 된다고 하여 과년(瓜年)이라 하였다.

30岁는 입년(立年) 또는 장년(壯年)이라 하였고, 40岁는 불혹(不惑) 또는 강사(强仕)라고 하였으며,  50岁는 지명(知命) 또는 쑥이 철이 되면 하얗게 변하는 것처럼 머리털 색이 하얗게 변한다고 하여 애년(艾年)이라 하였다.

60岁는 이순(耳順) 또는 육순(六旬)이라 하였고, 70岁는 종심(從心) 또는 고희(古稀),  77岁는 희수(喜壽)라고 하였는데, 喜자는 七十七을 종으로 세워놓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88岁는 八十八을 종으로 세워놓은 것이 米자처럼 보이기 때문에 미수(米壽)라고 하였다.

99岁를 백수(白壽)라고 한 까닭은 百에서 一을 빼면 白이 되기 때문이다. 100岁는 백년(百年) 또는 기이(期頤)라고 하였다. 100세가 한 期이며, 頤(이)는 공양 받을 나이를 의미한다.

백년해로(百年偕老)는 백년 동안 같이 산다는 뜻이며, 백년후(百年後)는 돌아가신 후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망(望)을 숫자 앞에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望은 멀리 본다는 뜻이다. 따라서 망팔(望八)은 79세가 아니고 71세를 뜻한다. 코코가 사람나이로 치자면 희수(喜壽)를 넘겨 八旬(팔순)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코코는 하루 종일 잠을 자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한 살도 안 된 치와와 ‘꼬마’가 계속 귀찮게 해도 순순히 받아준다. 강아지도 사람과 같이 나이가 들수록 원숙해지는 것 같다. 그런 코코를 보고 있자니  세월이 유수(流水)와 같이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주요기사
이슈포토
  • ‘부산수의컨퍼런스’ 후원 설명회 4월 18일(목) 오후 5시 리베라호텔
  • 제일메디칼 ‘제3회 뼈기형 교정법' 핸즈온 코스 5월 19일(일)
  • 정부 “전문수의사 및 동물병원 체계 잡는다”
  • 김포 ‘공공진료센터’ 전 시민 대상 논란
  • 에스동물메디컬, 대형견 전문 ‘라지독클리닉’ 오픈
  • 국내 최초 ‘AI 수의사 비대면 진료’ 서비스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