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가 변화를 주도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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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가 변화를 주도할 것이냐
  • 김지현 기자
  • [ 58호] 승인 2015.07.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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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건 변화와 발전을 하려면 갈등과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전문가 집단일수록 변화 앞에서 이런 갈등과 진통은 더욱 심한데 이는 자신의 생존과 아주 밀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 갈등을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그 집단의 성장과 도약은 시간문제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수의계는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내부 갈등과 진통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이다.
대표적으로 수의테크니션 문제를 들 수 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수의테크니션 제도 유무는 새로운 직종이 추가되는 것에 불과할 수 있지만 법적 인정 여부에 따라 수의사와 연관된 여러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지금처럼 수의사 영역이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수의테크니션의 법적 인정은 수의사 영역을 위축시키고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다.  
때문에 수의테크니션 제도를 도입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도의 신설 여부가 아니라 수의테크니션 역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문제다.
지금도 스탭과 임상 지식을 공유하는데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 프로토콜을 이해시킴으로써 효율적인 진료보조와 고객에게는 전문성과 신뢰를 줄 수 있어 결국 경영에 도움이 되는 측면을 말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결국엔 이렇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것을 이미 앞선 메디칼과 덴탈의 전례를 보더라도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실례로 인의 치과의 치과의사전문의제도는 도입된 지 10여 년에 불과한 제도다. 내부 공직과 개원의 간의 이해관계로 제도 도입 여부만을 두고 60여 년이란 긴 세월 동안 공방을 이어갔다.
결국 공직의 헌법소원 제기로 울며겨자 먹기 식의 도입이 결정됐지만 제도를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들의 영역을 뺏기지 않기 위해 세부조항을 두고 여전히 표류하는 중이다.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갭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의테크니션 제도 역시도 이에 못지않은 갈등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만큼 하나의 제도를 정착시키기까지는 이렇게 많은 시간과 공감대가 필요하고 인식의 변화가 따라줘야 가능한 일이다.
제도란 누가 갑자기 하자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자 구성원들이 변화하고 이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면서 전반적인 현상이 되고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게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수의테크니션 제도도 마찬가지다. 찬반이라는 극단적인 논쟁을 하기 보다는 현재의 흐름을 잘 파악해서 누가 변화를 주도하고 여기에 동참할 것이냐가 앞으로 동물병원의 성공과 도태 사이에서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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