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소임상수의사회 김영찬 신임회장
상태바
[인터뷰] 한국소임상수의사회 김영찬 신임회장
  • 김지현 기자
  • [ 68호] 승인 2015.11.19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의사와 한우농가 꾸준한 교류로 소통하고 신뢰 쌓아 나가야“
 

한국소임상수의사회 제2대 회장에 김영찬(파주우유진료소) 원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지난 1973년부터 지금까지 42년 간 파주우유진료소에 근무하며 소 임상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영찬 신임회장은 누구보다도 한국 소 임상의 현안과 문제점을 잘 알고 있어 그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으로 소 임상수의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도 대동물현장 진두지휘
김영찬 신임회장은 현재 파주지역 목장 200군데, 소 2만두를 9명의 수의사들과 함께 월 2회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대동물산업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30년 전에 1000개였던 목장이 지금은 200개에 불과하지만, 그 때보다 소도 더 많고 우유도 더 많다”며 “젖소와 달리 한우는 수의사들이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한우농가에도 이런 정기검진 시스템을 도입해 농민과 자주 접촉하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자가진료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만 탓하고 있을 순 없다고.
“농가와 자주 만나다보면 한우에 질병이 생긴 것을 금방 발견할 수 있고, 평소에 신뢰가 쌓이면 농민들도 질병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질병을 해결해 주면 수의사는 진료수익이 생기고, 농민은 경제적인 이익이 생기게 되어 서로 상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소 임상수의사들의 가장 큰 현안으로 일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공수의는 결핵검사 보조와 브루셀라 채혈, 구제역 예방백신이 거의 일의 전부”라며 “실제로 수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일이 많지만, 수의사 업무영역을 침범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우질병은 사실 루틴한 몇 가지에 불과하다. 농민과의 소통을 통해 수의사 업무를 해 나가는 것이 결국 소를 살찌우고, 수의사들의 수익도 올리는 일”이라고 했다.

문제는 한우진료
김영찬 신임회장은 “소는 출생 후 초유를 먹어야만 모체의 면역항체를 받을 수 있다. 분만 후 12시간 이내에 체중의 7%를 먹어야만 면역항체가 몸에 흡수되는데, 제주대 수의과대학에서 조사한 결과, 한우에서 초유가 절대량인 1500cc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평균 600cc 뿐이 나오지 않아 소들이 설사를 달고 살게 된다”며 “면역항체가 없으면 설사병이 나을 수 없다. 게다가 모체의 면역항체는 두 달쯤 되면 떨어져 그때부터 호흡기병이 발생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한우들이 설사 아니면 만성 호흡기병을 앓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사들이 일이 없다. 농민 대부분이 소가 병나면 항생제 놔주고, 폐사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농민들은 왜 설사하고 호흡기병이 걸리는지 그 이유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소의 만성 설사와 호흡기병 문제를 수의사가 해결만 해줘도 평균 30개월의 출하일령을 26~27개월까지 낮출 수 있어 사료비용 절감과 농가의 경제적 이득은 엄청날 것”이라면서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수의사를 찾게 만들어야 한다. 아직까지 수의사끼리만 접근해왔지 농민과의 대화나 소통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며 “자가진료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농민들 눈에는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농민들과의 꾸준한 접촉을 통해 그들이 수의사에게 진료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안일함도 문제
그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가 방역비에 몇 백 억을 썼지만 방역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예산만 쏟아 붓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우선은 생산자단체와 얘기하겠다. 수의사를 예방백신이나 채혈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거나, 수의사와 의논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왜 소가 죽을 때나 돼서야 수의사를 부를 수밖에 없는지 구조적 문제가 분명히 있다”며 “소 질병은 질병대로 있고, 수의사는 일이 없고, 문제는 몰라서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지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가교육 절실하다
김영찬 신임회장은 우선 지역별로 소 임상수의사들을 직접 만나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야 할 일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수의사들의 팀워크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예방주사를 누가 맞히고, 한 마리에 얼마냐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수의사는 동물을 치료하는 것이지만, 결국 농민을 치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번 고객은 평생 고객이다. 농민은 대대손손 하는 일이니 따뜻한 마음으로 잘 대해줘야 한다. 농민들이 잘돼야 수의사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손해나지 않게 해야 수의사 수입도 는다. 일단 농민들이 수의사를 만나 치료받으면서 경제적으로 이득 받는다는 것을 느껴야 수의사를 자꾸 찾게 된다”면서 농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소를 관리하면서 주인도 관리해야 한다. 질병예방과 관리의 필요성을 농민들에게 교육함으로써 당장의 진료비 지출보다 질병 관리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농가의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주면 한우농가와 수의사의 관계도 빠르게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해야
농가에 수의진료를 제공하려면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김영찬 신임회장은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도 농민이 움직여야 가능하다”며 “대한수의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민들과 계속 접촉했지만 실상을 아는 사람이 접촉하지 않았기 때문에 농민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대수회장이 나서지 않더라도 도입할 것”이라며 “농민들이 먼저 움직이면 공무원도 움직이게 돼 있다. 농민들을 움직이려면 설득이 필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해야 하며, 또 오래 걸릴 일도 아니다. 농민들이 이해만 해도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어 전국적으로 제도를 도입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한우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수의사에게 무궁무진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김영찬 신임회장.
그는 “농가와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그들이 수의사를 신뢰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인다면 소 임상수의사들의 전망은 밝다. 이를 위해 수의사와 농민과의 소통을 하나씩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비윤리적 수의사 더 이상 설 곳 없어진다”
  • 무한경쟁 돌입한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 
  • [수의사 칼럼 ➆] 동물병원 수의사 근무복 입은 채로 외출해도 될까?
  • [클리닉 탐방] 지동범동물병원
  • ‘제2회 인천수의컨퍼런스’ 3월 24일(일) 송도컨벤시아
  • SKY그룹&코벳, 인도네시아와 수의영상분야 M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