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탐방] 동물제중원 금손이
상태바
[클리닉 탐방] 동물제중원 금손이
  • 김지현 기자
  • [ 73호] 승인 2016.01.28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매일의 변화와 행복 위해 평생 5개 직업을 꿈꾼다”

동물제중원 금손이 강무숙 원장은 한방치료로 잘 알려져 있지만, 발명가로도 유명하다.

강무숙 원장이 발명한 제품은 침틀 ‘슈퍼보드’와 가루약을 손쉽게 캡슐에 담을 수 있는 ‘금손이 EZI capsule’.

불편한 점들을 느낄 때마다 좀 더 나은 것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해 기발한 발상으로 제품을 발명해내는 강무숙 원장은 앞으로 살면서 총 7개의 발명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할 만큼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기발한 발상, 우선 만들고 본다
수의사 발명가라는 그의 독특한 이력은 동물병원 이름에서부터 남다름이 느껴진다.    

우리나라 문헌에 최초로 등장하는 반려묘인 숙종의 금손(金孫)이 이름에서 따왔다는 ‘동물제중원 금손이’는 병원 이름에 걸맞게 한방치료로 유명한 곳이다. 

뭔가 불편한 것이 있으면 이를 바꾸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는 강무숙 원장은 타고난 발명가 본능을 누르지 못하고 침틀 ‘슈퍼보드’를 구상해 제품화하는 데까지 3년이 걸렸다.

그는 “나 혼자 필요하다고 해서 제품화하기에는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내가 필요하다면 나처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에 우선 만들고 본다”고 말했다. 

‘슈퍼보드’는 최대한 침이 빠지지 않고 동물들이 안정적으로 침을 유지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여러 차례의 모델 수정을 거쳐 3년 만에 나온 제품이다.

연결하는 가죽 줄을 만드는 데만 1년이 걸렸고, 직접 나무를 자르고, 손으로 가죽 줄을 꿰매면서 제품화까지 했다.

“‘슈퍼보드’는 침 치료를 하거나 보조인력 없이 혼자서 진료를 보는 동물병원에서 주로 필요로 하며, 미용사가 이용하기도 한다”며 “지난 2009년 12월에 제품화 돼 지금까지 250개 병원에 판매됐다. 이 정도면 국내 수요가 거의 찼다고 판단해 이제는 중국시장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두 번째로 발명한 제품은 ‘금손이 EZI capsule’이다.

이 제품도 가루약을 잘 먹지 못하는 반려동물들을 위해 힘들게 일일이 수작업으로 캡슐에 담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간단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아이디어만 3년 걸렸으며, 6~7개의 모델을 거쳐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강무숙 원장은 “기존에 캡슐 충전기라고 제품화 된 것이 많이 있지만 굉장히 불편하고, 결정적으로 동물병원에 최적화된 것이 아니었다”며 “동물병원은 일정한 정량의 가루약을 필요한 개수만큼 캡슐에 담는 게 목표인데, ‘이지캡슐’은 캡슐 수와 양에 따라 손쉽게 담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캡슐’은 특허까지 받았으며, 그동안 입소문으로 꾸준히 판매돼 현재 150개 동물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5개 직업 갖는 게 목표
강무숙 원장은 특이하게도 평생 5개의 직업을 갖고 싶다고 했다.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그는 “발명도 일상에 활력이 되는 일 중에 하나다. 공간 안에 갇혀있지만 매일매일 재미있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 일상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뭐 없을까 고민하다 많은 직업을 갖는 것도 행복한 삶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평생 5개의 직업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무숙 원장의 첫 번째 직업은 수의사, 두 번째 직업은 발명가다.
최소한 직업이라고 하면 수입이 발생해야 하는데, 세 번째 직업은 아직 수입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작가다. 수의학 한방 관련 서적과 육아 서적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현재 구상하고 있는 직업 네 번째는 ‘해피 메이커 100명 만들기’와 다섯 번째는 ‘국수집’이다. 
뭔가 불편하고 좋지 않으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개선하려는 성향이 그를 발명가로 만들고, 해피 메이커로 만들고 있다.

일상이 즐겁고 행복하게
그는 “네 번째 직업이 과연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싶지만, 일단 해피 메이커 100명 만들기 작업에 착수했다”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같이 노력하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우선은 병원에 실습 나온 학생들에게 수의사가 어떻게 세상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고, 공감해주길 요구하고 있다”면서 “내년쯤에는 마음이 따뜻한 수의사들의 모임, 가칭 ‘마따수’ 모임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혼자보다는 같이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모두 다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이런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 딱 100명만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다섯 번째 직업으로 국수집을 선택한 것은 국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첫 번째 직업에 대한 피로도 때문이다. 

강무숙 원장은 “대부분의 노령환자들은 병을 치료해주면 불과 2~3년 후에 세상을 떠난다. 그것이 큰 트라우마로 남다 보니 반려동물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 잘 살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이 많다. 보호자들도 오랫동안 반려동물을 간병하다 세상을 떠나면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또 다른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포기하고 있어 이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서 “이는 수의사로서의 고민이기도 해 하루라도 속 편하고 심플하게 살고 싶어 국수집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이 모든 직업을 동시에 해보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다.

보호자들로부터 동기 부여
“임상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려동물과 함께 삶을 같이 할 수 있다는 보호자들의 확고한 믿음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동기를 받는다”는 강무숙 원장은 “질병에 걸리지 않고 반려동물의 수명을 연장시켜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수의사의 일이다. 즉, 스토리를 더 연장하고, 더 해피한 스토리로 만들어 주는 스토리 커넥터가 바로 수의사”라고 말한다.

수의사로서 여러 직업을 꿈꾸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그의 모습에서 수의사의 새로운 상을 발견하게 된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부산수의컨퍼런스’ 후원 설명회 4월 18일(목) 오후 5시 리베라호텔
  • 제일메디칼 ‘제3회 뼈기형 교정법' 핸즈온 코스 5월 19일(일)
  • 국내 최초 ‘AI 수의사 비대면 진료’ 서비스 시작
  • [클리닉 탐방]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
  • [특별 인터뷰] 한방에 줄기세포치료 결합한 신사경(VIP동물한방·재활의학센터 by Dr. 신사경) 원장
  • “임상과 경영” 두 마리 토끼 잡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