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 경쟁 ‘수가’ 경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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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장비’ 경쟁 ‘수가’ 경쟁으로
  • 안혜숙 기자
  • [ 83호] 승인 2016.07.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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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4년 새 폭발적인 증가 … 수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

지난 2005년 서울대학교와 충북대학교 동물병원 2곳에서만 운영되던 CT(컴퓨터단층촬영기)가 10년여 만에 전국 동물병원에서 폭발적으로 도입되면서 수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원가에 증가하는 첨단장비
서울의 A동물병원 원장은 “2013년만 해도 전국 20개 정도의 동물병원에 CT가 도입했지만, 불과 3~4년 사이 동물병원 대형화가 가속화 되면서 CT, MRI, PET 등 고가 장비를 구입하는 병원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동물병원들이 1억 원이 넘는 고가 장비를 구입하고 있는 반면에 영상촬영 장비와 관련한 수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동물병원 대형화로 2차 병원 수가 증가했지만, 실제 진료에서 최첨단 장비의 사용 빈도수는 그만큼 상승하지 못한데다 병원 간의 경쟁도 치열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CT 촬영비용은 마취료와 조영제 가격을 포함해 50만 원대를 형성했지만, 최근에는 최하 15만원까지 하락했다.
장비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음에도 개원가 진료수가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최첨단 장비에 대한 개원가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화 CT는 기본
A동물병원 원장은 “대부분의 동물 시술은 X-ray 촬영만으로 충분한 진단이 가능하지만, 반려인들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CT 촬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CT 촬영을 기본적으로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반려인들이 동물병원 수가에 불신을 갖는 원인 중 하나가 동물병원의 고급화와 최첨단 장비에 있다”고 주장했다.

억대를 호가하는 최첨단 장비를 구입한 만큼 장비 가격을 충당하기 위해 일부에서 과잉진료를 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
기본적으로 반려견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골절이나 탈구, 관절염 등 뼈의 질병을 진단하거나, 이물질을 확인하는 것 등은 X-ray 촬영으로 가능하다.

더 나아가 종양이나 골격 이상 등 엑스레이보다 더 정밀하고 다각도에서 촬영이 필요한 경우 CT를 사용한다.
때문에 리퍼를 받는 2차 동물병원들은 주로 CT와 간혹 MRI나 PET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비 변화만큼 환경도 변해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로컬 동물병원에서도 CT를 구입하면서 X-ray보다 CT 촬영을 선호하는 곳도 있다.
동물병원도 이제 반려동물의 영상촬영과 판독만을 전문으로 하는 동물의학영상센터가 늘어날 정도로 최첨단 장비에 대한 수의사들의 요구와 수요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CT와 같은 최첨단 장비는 반려동물의 치료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지만, 동물병원 간의 장비 경쟁이 수가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그 빛이 바래고 있다.

한편으론 최첨단 장비의 보편화로 대학에서도 수의과학생들에게 초음파, CT, MRI 등의 판독법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장비가 많아진 만큼 학부에서도 장비에 대한 적응증과 판독법 등을 정확히 가르쳐야 하지만, 현재의 교과 과정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최첨단 장비가 동물병원과 임상수의계 전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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