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애완동물 1번지’는 옛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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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애완동물 1번지’는 옛 말
  • 박천호 기자
  • [ 6호] 승인 2014.06.2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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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대 유통업체서 펫숍 운영 … 인터넷 발달도 한 몫
 

한때 ‘애완동물 1번지’로 불리던 충무로. 하지만 요즘 충무로의 애완동물 거리는 한산하다.
애완동물을 파는 곳은 10여 곳에 불과해 전성기였던 90년대 말에 비해 1/5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충무로에 애완동물 거리가 생긴 것은 1960년대다. 1950년대 명동에 있던 애완동물센터 ‘애조원’이 명동 개발에 밀려 충무로로 옮겨가면서 애완동물 관련 용품숍이 하나둘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생기면서 ‘애완동물 1번지’ 충무로에는 애견·애묘인들이 넘쳐났다.

인터넷 발달로 위축
이후 반려동물 시장이 매년 두 자리 수 성장세를 보이자 대형 유통업체들이 하나 둘씩 뛰어들면서 ‘애완동물 1번지’의 위상도 저물어갔다.
가장 먼저 이마트가 2010년 애견호텔, 카페, 유치원, 미용실 등의 시설을 갖춘 ‘몰리스펫샵’을 열었고, 지난해 롯데마트도 반려동물 용품 전문 판매점에 동물병원 놀이터 등을 함께 입점시킨 ‘펫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홈플러스도 동물병원 전문기업인 쿨펫과 협력해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관 ‘아이 러브 펫’을 개점했다.
인터넷 발달도 ‘애완동물 1번지’에 직격탄이 됐다. 애견·애묘인들이 온라인상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그 규모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다.

애견유치원까지 등장
올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약 2조 원. 사료와 의료·장례가 각각 7,000억 원, 관련 용품이 5,000억 원, 여가활동 등 기타가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농협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로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난해 한국직업사전에는 ‘애완동물 장의사’와 ‘애견 옷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사회화가 덜된 강아지를 훈련시키고 건강관리까지 해주는 ‘애견유치원’까지 등장해 애견인들로부터 인기다.
자신의 개나 고양이를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주고, 죽으면 장례식까지 치러주려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산업이 매년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네 동물병원, 즉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암이나 종양 같은 중증질환에 걸린 반려동물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2차 의료기관도 늘고 있다. 2차 의료기관은 MRI나 CT부터 디지털 엑스레이, 초음파기기, 복강경 수술장비 등 최첨단 전용 의료기기를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과, 외과, 치과, 안과 등으로 전문화돼 전문 수의사가 진료와 치료를 맡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려동물 산업이 팽창하면서 관련 분야에 창업하려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몰 제작업체 ‘카페24’가 자체 추산한 결과, 지난해 반려동물용품 관련 분야에서 창업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전체의 2%로, 2009년에 비해 50%나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핵가족을 반려동물 증가의 원인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자식과 떨어져 사는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애완견이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로움 달래주는 반려동물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외로움을 호소하는 자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반려동물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물질은 풍부해지지만 근본적으로 외로움이 깊어지는 현대사회의 특징도 반려동물 숫자를 늘리고 있다.
일부에선 이른바 ‘과시효과’도 반려동물 산업을 팽창시킨다고 말한다. 더 비싼 애완견을 이웃에 자랑하고 싶은 심리로 반려동물 산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산업의 급성장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
키우는 사람이 증가하는 만큼 버리는 사람도 많아졌다. 1년에 버려지는 동물만 10만 마리에 이른다. 때문에 반려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려면 보호자의 책임도 함께 커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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