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동물약 직거래 허용 막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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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동물약 직거래 허용 막히나
  • 안혜숙 기자
  • [ 92호] 승인 2016.11.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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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국, 대국민 홍보와 공정거래위 카드 … 수의계, 정치력‧홍보력 절실
 

동물약 제조관리자에 수의사를 포함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한동물약국협회는 몇 년 전부터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을 만나 이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국민 홍보에 직접 나서고 있다.

반려인들이 주로 찾는 카페와 블로그 등에도 자가진료 철폐와 약사법 개정을 반대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모 카페에는 “동물약국에서 2천5백 원인 심장사상충약이 동물병원에서는 9천원이다”라며 “돈 없으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말라는 소리다”라는 등 자가진료 금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통상적인 약이나 연고 등은 약국 구입을 허용했음에도 잘못된 정보와 의도적인 네가티브 홍보로 자가진료에 대한 반려인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용 약을 동물병원이 직접 관리하게 되면, 의약품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자가진료 금지’와 ‘수의사를 동물약 제조 관리자에 포함시키는 약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매체 홍보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렙토스피라 처방전 논란
인수공통전염병이란 높은 위험성을 지닌 ‘렙토스피라’ 백신은 이번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 대한동물약국협회가 발표하고 일간지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2013년 8월 수의사처방제가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렙토스피라에 대한 처방전이 발행된 건수가 0으로 나타났다. 수의사의 처방으로 동물약국에 판매된 사례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또한 수의사처방제 시행 이후로 렙토스피라 백신의 판매도 2012년 26억 원에서 2013년 16억9천만 원, 2015년 9억 원대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의사들이 처방전 발행을 소홀히 했을 뿐만 아니라 인수공통전염병의 예방에도 소홀히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돼서 걸리는 감염증으로 신장병을 유발해 심하면 죽음에 이르지만, 필수 예방접종 대상은 아니다. 또한 생후 12주 미만의 강아지에게 렙토스피라증 백신 ‘Nobivac L4’를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세계소동물수의사회가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약물 자체의 문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렙토스피라의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현상을 마치 수의사들의 문제로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인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움직임이다.

제조업체 동물약국 판매 거부?
모 동물약국 약사는 “일부 동물약 제조업체의 영업사원들이 약국에 자사 제품의 판매를 자제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동물약국에서 해당 약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면 수의사들이 영업사원을 통해 푸시를 하다보니 영업사원들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일간지를 통해 밝혔다.

또한 약사공론을 통해 “A 동물영양제 판매사가 동물약국에서 자사의 영양제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내용증명을 보낸 사례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려인들은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수의사들이 추천하는 약품을 동물약국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수의사의 추천을 받은 제품을 반려인들이 구입하다 보니 제약회사와 동물관련 업체들은 동물병원 판매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업체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런 움직임을 마치 동물병원이 압력이라도 행사한 냥 왜곡하며 수의사의 문제로 끌어들이고 있다.

문제는 대국민 홍보
동물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수의사에게 동물약 제조관리를 맡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대한동물약국협회가 조직적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법률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이 새누리당 소속이라는 것도 수의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의계도 정치력뿐만 아니라 대국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19대에 이어 20대에도 어렵게 만든 법안이 버려지는 일이 다수 발생할 것이다. 수의계의 정치적 역량과 홍보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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