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엔 ‘곶 됴쿄 여름 하나니’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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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엔 ‘곶 됴쿄 여름 하나니’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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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94호] 승인 2016.12.2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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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해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가결로 그 어느 때 보다도 혼돈의 시대를 보내고 있는 요즘 새해 2017년 전망도 우울하기만 하다.
매년 가는 해를 평가하고 새해의 희망을 담는 ‘올해의 사자성어’도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인 지난 4년간을 돌아보면 마치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던 듯 현 시국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자성어로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2015년은 ‘혼용무도(昏庸無道)’.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도리에 무지하여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가 제대로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2015년 초에는 근본을 바로 잡고 근원을 맑고 깨끗하게 한다는 ‘정본청원’이 선정됐지만 결국 ‘혼용무도’로 끝나버렸다.
2014년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부른다는 의미로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마음대로 한다고 꼬집었으니 최순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한 2014년과 딱 맞아 떨어진다.
2013년은 ‘도행역시(倒行逆施)’.
치러야 할 순서를 바꿔서 행한다는 뜻으로 잘못된 것을 고집하거나 나쁜 일이나 반역행위를 의미하는 한해였다.
2013년 초에는 대통령 취임으로 새로운 정부가 출발하는 만큼 지난 과오를 과감하게 혁신하고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하며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정해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를 바랐지만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 해부터 유신체제를 그대로 답습하며 불통의 대통령으로서 도행역시를 실천해 버렸다.

이런 올해의 사자성어의 신통한 능력 때문이었을까. 교수신문은 매년 선정하던 ‘올해의 사자성어’를 올해부터는 ‘새해 희망의 말(메시지)’로 선정하기로 하고 한자인 사자성어가 아닌 우리말과 우리글로 된 고전이나 속담 또는 관용어를 선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올해 처음으로 선정된 새해 희망의 말은 용비어천가 중의 한 구절인 ‘곶 됴쿄 여름 하나니’다. 
용비어천가 제2장에는 ‘불휘 기픈 남근 바라매 아니 뮐새 곶 됴쿄 여름 하나니’라는 글귀가 나온다.
이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움직이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다’는 뜻으로 내년에는 부디 꽃이 좋고 많은 열매를 맺길 바란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라는 질문에는 회의적이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구직자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구지부득(求之不得)’이라고 한다. 아무리 구하려고 해도 얻기 힘들다는 뜻 그대로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체감이 어느 정도인지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수의계는 새해 2017년을 보내고 난 후 올해의 사자성어로 어떤 말을 꼽을까. 
겨우 ‘밤낮으로 잊을 수 없는 근심이 있다’는 ‘숙석지우(宿昔之憂)’나 치솟는 물가와 고용 불안 등으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지 근심 걱정하는 ‘살아 나갈 걱정과 먹고 살 근심’의 ‘구복지루(口腹之累)’가 아니기를 바란다는 것은 너무나 서글픈 일이다. 
시대적으로나 수의계 내부적으로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래도 2017년에는 수의계를 가장 잘 표현하는 글귀로 지금보다는 좀 더 행복하고 희망찬 메세지를 꼽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곶 됴쿄 여름 하나니’가 2017년 수의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희망의 말이 되길 힘들었던 2016년을 보내며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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