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伐柯伐柯 其則不遠(벌가벌가 기칙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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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伐柯伐柯 其則不遠(벌가벌가 기칙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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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96호] 승인 2017.01.1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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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부터 전‧현직 장관, 그리고 고위공직자들의 비리가 매일 회자되고 있다.
그와 관련되어 이화여대에서는 부정직한 학사 비리가 적발되어 학계의 불신이 조장되었고, 재계에서도 뇌물공여죄로 조사를 받고 있다.

나라 전체의 기강이 흔들거리고 있는 느낌이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일으킨 중심에는 대통령이 있었지만, 그동안 많은 정치가와 공직자와 학자들도 이 사태에 대하여 자유롭지 못하다.
역대의 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비리에 연관되어 징벌을 받은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지금도 그러한 역사가 계속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 주위의 권력자들, 그리고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더들의 리더십 부재가 배경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이 어떤 문제의 발단을 남에게서 찾으려고 하지만, 사실은 그러한 문제점 해결은 평범한 일상 또는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다는 것(反求諸己)을 간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발을 사려고 하는 정(鄭)나라 사람이 있었다. 
그는 먼저 자기 발의 크기를 재어 종이에 기록하고, 그 종이를 앉은 자리에 두었다. 그 치수를 잰 것을 가져가는 것을 잊고 시장에 도착하였다.

시장에서 신발을 들고는 “발의 크기를 적은 종이를 잊었네!” 하고는 집으로 돌아와 그것을 가지고 다시 시장에 갔으나 장이 이미 끝나서 결국 신발을 사지 못하였다.
어떤 사람이 “어찌 당신의 발로 그 신발의 크기를 재보지 않았습니까?” 하자, 그 사람은 “치수를 적은 종이는 믿지만 내 발은 믿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韓非子 第32篇 外儲說: 鄭人有欲買履者, 先自度其足而置之其坐, 至之巿而忘操之。已得履, 乃曰: “吾忘持度” 反歸取之。及反, 巿罷, 遂不得履。人曰: “何不試之以足?”  曰:“寧信度, 無自信也”) 

또한 詩經에 ‘도끼자루를 베는구나 도끼자루를 베는구나, 그 법칙이 멀리 있지 않다(伐柯伐柯 其則不遠: 벌가벌가 기칙불원)’는 시구가 있다.
산에 가서 도끼로 나무를 베어 도끼자루를 만드는데, 자기가 잡고 있는 도끼자루를 똑바로 안보고 비스듬히 보면서 자기의 도끼자루와 새로 만들려는 도끼자루는 서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집에 두고 온 부러진 도끼자루를 아쉬워하면서 새 도끼자루를 만들기를 어려워한 것이다.
새로 만들려는 도끼자루의 길고 짧은 법칙이 자기가 잡고 있는 도끼자루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간과한 것이다.

올바른 삶의 길은 사람이 사는데서 멀리 있지 않다. 자연 속에 있는 것도 아니고 특출한 사람들의 삶 속에 있는 것도 아니다.

올바른 삶의 길을 실행하고자 하면서 사람들의 평범한 생활 속에서 그것을 찾지 않고 멀리하면 그것은 올바른 삶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할 수 없다.
현 국정 비리의 해결책은 관련 당사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물어야 되지만, 각 분야의 리더들과 우리는 또한 각자의 생활 속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반복되는 국가적인 비리를 겪고도 올바른 삶을 향해 나아가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영원히 권력의 굴레를 맴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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