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의료체계 구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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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의료체계 구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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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97호] 승인 2017.02.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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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국내 수의과대학에서는 최초로 건국대학교가 반려동물 응급의료센터를 열어 화제가 됐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생명이 위독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마땅히 갈 응급의료센터가 없었던 차에 건국대학교의 응급의료센터 설립은 화제성이 충분했다.
하지만 반려인구 1000만 시대에 응급의료센터가 고작 한 곳에 불과하다는 것은 국내 반려동물 문화가 한참 후진적임을 말해준다.

물론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들이 늘어나고 있고 24시간을 표방한 병원이 아니더라도 심야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병원이 늘고 있지만 심야 대처 인력은 대부분 1명에 불과해 수술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처치만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국대학교 응급의료센터도 24시간이 아닌 오후 4시부터 12시까지로 한정돼 있어 우리의 야간 응급의료센터의 현실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개발도상국 수준보다도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전문 응급의료센터를 내건 병원이 건국대학교가 최초이자 유일한 대학이라는 현실은 우리의 반려동물 문화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심야에 응급상황으로 동물병원을 전전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희귀 동물이나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경우 일반 동물병원에서의 응급 대처는 더더욱 미흡할 수밖에 없어 반려인구의 증가세와 반려동물의 다양화를 고려한다면 전문 응급의료센터의 수요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심각한 것은 응급의료센터의 부재로 반려동물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면 반려인들의 불신과 분노는 고스란히 동물병원과 수의사의 몫이 된다는 점이다.
현실은 이처럼 미흡한 의료지원 체계에다 치료비마저 고가여서 보호자들은 병원을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악순환까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을 단순히 일개 병원이나 대학의 책임문제로 전가할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정책 지원을 통해 수의료체계를 개선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인구와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시급한 상황이다. 

응급의료체계는 궁극적으로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내 24시간 365일 응급의료센터가 구축돼야 하겠지만 응급진료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또 수의과대학의 수익구조 등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수의료체계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우선 의료계의 의료기관 분류 규정을 참고해 1차 2차 3차 병원으로 나누고 1차는 로컬 2차는 준종합병원 3차는 종합병원으로 나눠 응급센터 여부를 보호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응급의료센터 확대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반려동물 의료보험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비싼 진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보호자 입장에서 유기가 부담을 더는 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의료보험이 적용된다면 유기동물은 감소하고 치료받는 동물은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곧 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것이다.
이밖에 응급의료센터의 효율성을 감안해 기존의 야생동물보호센터와 응급동물센터의 통합도 제시되고 있다.

반려동물 응급의료센터의 필요성은 수의료체계의 개선을 위한 일종의 신호탄이다.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와 발전 속도를 감안한다면 더 큰 혼란을 야기하기 전에 수의료체계의 구축과 정책적 지원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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