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질병진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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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질병진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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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99호] 승인 2017.02.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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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축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
그동안 저렴하면서 양질의 육류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밀집사육에 따른 환경의 오염과 동물들의 스트레스, 그에 따른 각종 전염병에 의한 동물의 대량 살 처분을 보고 있는 국민들은 현재의 축산정책을 변화 시킬 수 있는 대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육환경 개선은 바로 육류의 가격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구속받지 않고 적절하게 사육되었던 육류를 소비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없으면 동물복지를 고려한 농장의 구축은 어려울 것이다.

축주는 자기가 기르는 동물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항상 노심초사한다.
그러나 경제성을 고려한 밀집사육 방식에서는 차량소독과 축사소독 그리고 매개체의 통제만으로 바람에 실려 오는 병원체를 막을 방도가 없다. 한 축사가 감염되면 그 지역은 초토화가 되는 것이다. 

구제역 청정국가를 유지하던 우리나라는 결국 소와 돼지 347만 마리를 살 처분한 후(2010년 11월~2011년 4월) 구제역 앞에 무릎을 꿇고 백신을 접종하기에 이르렀다. 
그 당시 정부는 순수 국내 기술로 완제품을 생산해 농가에 구제역 백신을 공급하겠다며 구제역백신센터를 만들기 시작하여 2015년 김천에 문을 열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도 구제역 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올해도 구제역이 발생하여 구제역 백신의 역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외국의 백신 공급업체가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항원을 국내의 업체에 기술 이전을 하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각종 동물 질병 병원체에 대한 백신을 제조하기 위한 항원의 확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병원체의 확보가 중요하다. 바이러스나 세균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종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변종 병원체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사체의 부검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매일 수많은 동물들이 원인을 모른 채 농장이나 야생에서 죽어가고 있다. 혈청진단과 함께 죽은 동물의 정밀한 부검을 통하여 질병의 발생기전을 해석할 수 있으며, 의심되는 병원체의 유전자 분석 및 배양을 통하여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병원체를 이용하여 그 지역과 그 시대에 맞는 질병에 대하여 백신 후보 항원으로서 개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연구기관이나 대학에서 이러한 질병진단에 대한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다. 우선 일상적인 병리부검이 수행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부검작업이 힘들 뿐만 아니라 부검 후 사체 처리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동물실험을 통하여 연구논문을 쓰는 것보다 부검을 통해서 결과를 발표하면 일반적으로 낮은 등급의 학술지에 발표하게 된다.
연구자들은 사체에 대하여 부검과 조직검경, 특수염색과 같은 병리학적 접근보다는 PCR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으로 진단을 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진단센터의 활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병원체의 확보나 병리 발생기전을 이해하기가 어렵게 된다. 
질병진단센터는 수의 업무에서 동물병원 못지않은 역할을 하는 분야임에도 경시되고 있으며, 특히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김천으로 이전한 현재, 서울 경기지역의 질병진단을 담당할 중추 센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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