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본 반려동물] 주인 죽음으로 몰아넣은 풍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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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본 반려동물] 주인 죽음으로 몰아넣은 풍산개
  • 안혜숙 기자
  • [ 108호] 승인 2017.07.19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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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을 기르던 풍산개가 주인을 물어 죽였다는 보도가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 안동의 A할머니는 거실에서 목과 머리 뒷부분, 귀 등이 크게 찢겨져 피를 흘리고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할머니의 집 앞에 서성거리던 풍산개의 얼굴에 피가 잔뜩 묻어 있었고, 근처 땅바닥에서 피묻은 개의 왼쪽 윗 송곳니가 발견됐다. 경찰은 올해 8살로 몸무게 18kg인 풍산개가 할머니를 두차례 이상 물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풍산개를 안락사 시켰다.

오랫동안 자신이 돌봐주던 개에게 물려 죽었다는 할머니의 보도는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 할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개가 ‘한 번 주인은 영원한 주인’으로 여길 만큼 충성심이 강한 풍산개라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일각에서는 멧돼지가 나타나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싸우다가 송곳니가 나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네티즌도 있다. 그만큼 A할머니의 사건은 모든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개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도그포비아(Dog+Phobia)’로 부르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특정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은 어느 곳에나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일련의 사건들을 도그포비아 현상으로 몰고 가는 것은 동물에 대한 혐오감을 더 키울 뿐이다.

최근 서초구의 반려견 놀이터가 주민들의 민원과 반대서명으로 결국 개장 직전 철거를 결정한 것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보통 개와 관련된 사건들은 사람이 그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려동물이 공격적이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부분 외부 환경적인 요소 때문인데, 견주는 이런 반려동물의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또 공공장소 등에 반려견을 동반할 경우 목줄을 묶어 타인을 공격하지 못하게 할 주의의무도 있다. 때문에 동물을 무서워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가 견주에게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반려동물이 사람을 무는 행위에 대한 책임을 법원이 견주에게 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은 우리 사회에도 있다. 외국의 경우 개가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놓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목줄을 착용하지 않으면 강아지 산책이 불가능하다.

반려동물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을 넘어서면서 반려동물과 관련한 갈등도 증가하고 있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듯이 사람과 동물은 함께 공존해야 한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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