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논어와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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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논어와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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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13호] 승인 2017.10.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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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처럼 길었던 추석을 강원도 한계리에서 보내며 논어를 다시 읽어 보았다.

논어는 공자의 학술사상의 결정으로서 儒家의 근간이며, 중국학술사상의 근간, 결국 동양학술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논어는 춘추시대의 공자 말씀을 편집한 책(論編孔子之語)으로 上篇과 下篇 각각 10篇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편은 공자의 제자가 그리고 하편은 공자의 제자의 제자(再傳弟子)가 편집하였다.

논어는 리더십을 배양하는 데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송(宋) 태조 조광윤(趙光胤)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조보(趙普)는, “전에 논어의 반으로 태조를 도와 천하를 평정하였으니, 이제 나머지 반으로 폐하를 도와 태평을 이루고자 합니다(昔以其半, 輔太祖定天下, 今欲以其半, 輔陛下治太平)”라고 하였듯이 논어는 훌륭한 정치서이다. 

일본 유학자 伊藤仁齊는 논어를 ‘우주제일서(宇宙第一書)’라고 찬탄하였다.

논어의 가치를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經學으로서의 가치이다. 논어는 시경(詩經), 서경(書經), 예기(禮記), 악기(樂記), 역경(易經), 춘추(春秋)의 六經의 내용을 아우르는 集大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둘째, 세상을 다스리는 經世의 가치이다. “씀씀이를 절약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백성을 부릴 때는 때에 맞게 한다(節用愛人, 使民以時)” 등의 가르침이 그 예이다.

셋째, 史料로서의 가치이다. 역사 사실의 기록, 역사 인물에 대한 평가 등이 그것이다.

넷째, 교육의 가치이다. “가르침이 있으면 모두 훌륭하게 된다(有敎無類)”와 같은 구절이 있다.

다섯째, 警世의 가치이다. 논어에는 격언이나 잠언 성격의 구절들이 많다. “가난하면서 원망이 없기가 어렵고, 부유하면서 교만함이 없기는 쉽다(貧而無怨難, 富而無驕易)”,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고 한다(過而不改 是謂過矣)”, “사람을 잘 교제하는 방법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그를 공경하는 것이다(善與人敎, 久而敬之)”, “한사람에게서 다 잘하기를 바라지 말라(無求備於一人)”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여섯째, 문학으로서의 가치이다. “천만 년대의 문장이 모두 이것에서 나왔다(千萬代文章, 皆從是出.)”라고 할 정도로 논어의 내용이나 문법이 후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가치를 지닌 논어를 제대로 읽고 이해를 한다면 많은 분야의 전문지식이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특히 수의 전공자들은 진료와 연구에 쫓겨 이러한 인문학 서적을 접할 기회가 적어 메마른 감성과 편협한 사고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바쁜 일상이지만 논어 한권 들고 가을 단풍 구경하러 심산유곡에 가기 좋은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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