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탐방] 동물병원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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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탐방] 동물병원K
  • 김지현 기자
  • [ 115호] 승인 2017.11.0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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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관리해주며 치료하는 시대”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이 개원한 지 25년 만에 처음으로 병원을 리모델링하고, 병원이름도 고려동물병원에서 ‘동물병원K’로 새롭게 단장했다.   

허주형(동물병원K) 원장은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지금의 자리에 지난 92년 개원한 이후 한 번도 병원을 옮기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켰다. 
“25년간 한 자리에 개원하면서 이번처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한 것은 처음이다. 보호자들의 니즈가 변한 만큼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셉트로 새롭게 꾸미고, 병원 이름도 ‘동물병원K’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보호자 친화적 스탠딩 진료
동물병원K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여느 동물병원과 달리 진료실이 스탠딩으로 돼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동물병원 진료실이 앉아서 상담하고 환자를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허주형 원장은 “자리에 앉아서 진료를 보는 방식은 인의 방식을 그대로 옮겨 온 것이다. 99년 호주 유학 당시에도 호주 동물병원들은 모두 스탠딩이었다. 미국 등 해외 대부분의 동물병원들이 스탠딩으로 환자를 본다”며 “스탠딩으로 환자를 보면서 상담해주면 보호자는 훨씬 더 케어 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신뢰를 갖는다. 수의사 역시 좀 더 적극적으로 진료에 임할 수 있어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에게 좋은 방식”이라고 추천했다.

허주형 원장 진료실 자리 맞은 편에는 입원환자 ICU가 한 대 놓여 있다. 바로 앞에 있는 환자 상태를 수시로 보면서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고, 보호자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 병원과 수의사에 대한 신뢰감을 더해주기 때문이라고.  

로컬병원만의 경쟁력 갖춰야
그는 “병원을 리모델링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진료 개방이다. ICU 위치나 스탠딩 방식을 도입한 것도 진료를 개방해 보호자가 직접 참여하고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시도들이 보호자에게는 좀 더 친화적이고, 수의사에 대한 호감과 병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반려문화와 보호자들의 변화에 동물병원들도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제일 중요한 건 환자와 보호자, 수의사가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이것이 1인 병원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다”고 강조했다.

허주형 원장은 또 “동네병원이 살아야 큰 병원도 살아난다. 주변에 큰 병원이 들어왔다고,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진료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개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강의를 다니다보면 1인 병원들이 기존 개념에 파묻혀 있어 안타깝다고도 했다.
“1인 동물병원들을 위한 강의를 할 때면 보호자들에게 무슨 약을 사용했는지, 어떤 진료를 했는지 모두 공개하라고 말한다. 공개하면 보호자들은 병원을 더 신뢰하고 더 찾게 된다. 공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1인 병원만의 경쟁력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물병원K는 기존 1인 병원들의 주 진료인 예방 접종보다는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꾸준히 관리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

허주형 원장은 “이제는 동물병원도 관리하면서 치료하는 시대가 됐다. 이것이 보호자들의 니즈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보호자와 잘 대화해서 지식을 전파할지, 일종의 주치의가 돼야 한다”며 “진단 후 바로 수술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이 보다는 시간을 갖고 꾸준히 지켜보면서 좋은 약으로 치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병원은 무조건 좋은 약을 쓴다. 1인 병원일수록 좋은 약을 사용해야 효과도 빨리 나타나고 대형병원과도 경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그의 진료 철학으로 동물병원K에는 꾸준히 관리해주는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병원 리모델링 이후에는 부쩍 더 늘었다.   
“최근 반려동물 수명이 크게 늘어나 보통 15년을 산다. 15년 동안 내 환자로 만들려면 어릴 때부터 건강관리도 해주고, 계속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교육도 시켜주면 차츰 신뢰도 쌓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기기 박람회나 해외 전시회를 가보면 보호자들의 니즈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요즘 미국이나 일본의 동물병원 컨퍼런스에 가보면 예전과 달리 전시 부스에 강아지 장난감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 의료기기 박람회 키메스도 예전에는 의료기기가 주였다면 지금은 건강식품이 메인을 차지할 정도로 시대가 변했다”면서 “이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잘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잘 감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수의사 진료권 가장 중요해
처음 개원 당시 29살이었던 허주형 원장은 32살의 나이에 남보다 일찍 수의사회 회무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이자 대한수의사회 자가진료특별위원장으로서 수의사들의 현안 해결에 매진하고 있다. 

허주형 원장은 “수의사들의 가장 큰 현안은 수의사의 진료권 보장이다. 때문에 자가진료 문제는 매우 중요한데, 다행히 온전한 의미의 자가진료가 거의 완성돼 가는 중이다. 얼마 전 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예방 목적의 약만 투약할 수 있고, 주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했다.

그는 “자가진료에서 주사는 큰 문제이지만, 법적인 측면에서는 주사 때문에 범법자를 만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 감정상 자가진료를 해도 대부분 50만원의 약식기소에 그치고 있다”면서 “수의사 진료권 회복을 위해 회 차원에서 프랜차이즈 애견샵이나 대단위 강아지 농장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이든 한 케이스를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원 경험 그대로 적용
허주형 원장은 동물병원이 꼭 비행기 꼬리와 같다고 비유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가장 늦게 뜨는 부분이 꼬리인 것처럼 동물병원은 경기가 좋아져도 가장 늦게 좋아진다고. 
이런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은 결국 수의사 자신이라는 것을, 허주형 원장은 동물병원K를 통해 직접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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