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안자(晏子)의 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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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안자(晏子)의 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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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15호] 승인 2017.11.0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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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晏?)은 안평중(晏平仲) 혹은 안자(晏子)라고 불리기도 하였는데, 기원전 500년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齊)의 명재상으로 제 영공(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 3대를 섬기며 군주에게 기탄없이 간언하였다. 

≪안자(晏子)≫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경공의 사냥개가 죽자, 경공이 명하기를 밖으로는 개에게 관을 마련해주고, 안으로는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안자가 그 말을 듣고 간언하자 경공이 말하기를, “역시 작은 일입니다. 그저 좌우 신하들과 웃음거리로 삼을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안자가 아뢰기를, “임금님께서 잘못하십니다. 많이 거두어들이고 백성에게 되돌려 주지 않으면서 재물을 버려 좌우 신하들을 웃게 하시다니요. 백성들의 근심을 무시하면서 좌우 신하들의 웃음을 중시한다면 나라가 역시 희망이 없습니다. 게다가 고아나 늙은이는 헐벗고 굶주리는데 죽은 개가 제사를 받으며, 홀아비와 과부는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데 죽은 개가 관까지 갖추다니요. 행실이 치우친 것이 이와 같음을 백성들이 듣는다면 틀림없이 우리 임금님을 원망할 것이고, 제후들이 듣는다면 틀림없이 우리나라를 얕볼 것입니다. 원망이 백성들에게 쌓이고 권세가 제후들에게 얕보아지는데도 작은 일이라고 하십니까. 임금님께서는 바라건대 이를 헤아려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경공이 말하기를, “훌륭합니다”라 하고는 바로 주방장에게 개를 요리하게 하여 조정의 신하들을 회식시켰다

(景公走狗死, 公令外共之棺, 內給之祭. 晏子聞之諫, 公曰, 亦細物也. 特以與左右爲笑耳. 晏子曰. 君過矣. 夫厚籍斂不以反民, 棄貨財而笑左右. 傲細民之憂, 而崇左右之笑, 則國亦無望已. 且夫孤老凍餒而死狗有祭, 鰥寡不恤而死狗有棺, 行辟若此, 百姓聞之, 必怨吾君, 諸侯聞之, 必輕吾國. 怨聚于百姓, 而權輕于諸侯, 而乃以爲細物. 君其圖之. 公曰, 善. 趣庖治狗, 以會朝屬.) 

동물에 대한 측은지심보다 곤궁한 사람들에 대한 복지문제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안자는 간언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동물은 의식이 없는 기계일 뿐이라는 데카르트의 주장처럼 동물은 인간이 이용하는 대상이라는 생각이 피터싱어를 비롯한 동물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최근에 바뀌게 되었다. 

피터싱어는 최대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를 기반으로 <동물해방>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그의 주장은 일부 현실화되었고, 동물을 이용하는 많은 분야에서 지지 받고 있다. 

립스틱을 개발하는데 토끼 30마리에 고통을 주면서 죽음에 이르게 할 때 토끼와 인간 중 어느 쪽이 최대 다수의 행복일까? 립스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조그마한 행복이 더 클지, 30마리의 토끼가 고통을 받지 않고 생을 이어가는 행복이 더 클지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화장품법에 화장품 개발과 관련된 동물실험을 금지한 조항이 이러한 갈등에 대한 결론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톰리간과 같은 철학자는 동물은 본래 가지고 있는 가치(생명권)가 있다고 주장하며, 가축 사육이나 모든 동물실험을 폐지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한다. 

육식동물이 생존을 위하여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것처럼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식육을 하고 생명을 구할 약이 필요하다. 
경공과 안자의 대화로부터 동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을 엿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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