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FTA 축산업 변화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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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 축산업 변화 가져올까
  • 김지현 기자
  • [ 122호] 승인 2018.02.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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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개정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국내 축산산업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한미FTA 발효로 인해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 22.5~54%가 낮아지면서 수입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 2010년 8만7,889톤에서 2017년 13만9,724톤으로 증가했을 정도로 미국산 돼지고기는 국내 축산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대표적인 품목이 바로 동물용의약품이다. 국내 동물용의약품은 축산업이 90%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축산업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축산업의 바로미터로 불리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가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용의약품 수출액이 2억7,200만 달러를 넘어서며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부상했다. 세계 동물용의약품 시장이 34조 규모로 성장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수출로 눈을 돌린 것이 동물용의약품의 수출 성장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몇 년째 7,000억 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300여개 국내외 동물용의약품 및 의약외품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국내 축산 시장의 위축으로 동물용의약품 업체들이 수출로 눈을 돌려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돼지고기와 쇠고기 수출이 증가하면서 미국의 두 번째 쇠고기 수출국으로 한국이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한미 FTA가 개정되면 미국 축산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어 미국축산협회와 북미육류협회 등이 한미 FTA 개정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은 축산물뿐만 아니라 포도, 레몬, 자몽 등 과일의 수출도 2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FTA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FTA 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미국과 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중국, EU, 호주 등의 순으로 농축산물 수입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의 농축수산물 시장을 내어주고 자동차와 철강 등의 수출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FTA 협상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 FTA에서 미국은 자동차와 철강 부문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에서 미국산 부품 사용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산 철강에 대해 특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은 이미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한미 FTA 개정 협상은 험난할 전망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은 미국의 FTA 재협상 요구에 빠져 있어 우리 측에서 요구할 수 있는 협상 카드 중 하나다. 한미 FTA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분야가 미국의 축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농축산 분야의 재협상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악의 경우 FTA가 폐기되면 미국 기업의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한국 관세율은 1.6%이지만 국내 수출기업의 대미 관세율은 4%이다. 높은 관세율로 한국 제품을 줄이게 되면 미국은 중국산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 등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에 대한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미 FTA로 미국 기업의 손해가 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쇼맨십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부는 동물용의약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원을 늘리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주관으로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22억9,000만 원을 투입하는 동물용의약품 수출전략기술개발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며, 한국동물약품협회에서도 다양한 동물용의약품 수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동물용의약품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지원팀을 운영할 정도로 수출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국내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국내 동물용의약품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축산산업의 침체로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한미 FTA에서 볼 수 있듯이 수출이 증가하면 해당 국가의 제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동물용의약품 수출도 중요하지만 국내 축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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