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반려용품시장 소외되는 동물병원
상태바
커지는 반려용품시장 소외되는 동물병원
  • 안혜숙 기자
  • [ 126호] 승인 2018.04.18 1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통채널 다양화로 동물병원 용품 판매 위축

반려동물 관련 용품산업이 온·오프라인 판매망과 유통 채널의 다양화로 5천억 시장을 돌파하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병원만의 전문 용품으로 경쟁력
합법적인 부대사업 최대한 활용해야

“몇 년 전만 해도 동물병원에서 사료를 구입하는 보호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병원에서 가격만 물어보고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은 한 달에 30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동물병원의 반려용품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판매망과 유통 채널의 확대로 용품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으나 동물병원의 용품 매출은 그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모양새다.

병원 용품매출 감소 중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2016년 편의점의 반려동물 매출 신장율이 CU가 53.9%, GS25가 47.3%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온·오프라인 모두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에 동물병원의 용품 매출은 계속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의 A동물병원 스탭은 “기능성 사료는 동물병원에서 구입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보호자들이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구입하겠다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병원에서 샘플만 받은 후에 온라인이나 다른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기능성 사료도 온라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보니 동물병원의 기능성 사료 매출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동물병원들이 수의료의 전문화를 추구하면서 용품 부분은 아예 빼고 임상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동물병원 용품 매출 하락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전문 용품으로 차별화 필요
그럼에도 아직은 많은 동물병원들이 반려용품을 취급하고 있고, 용품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도 무시할 수 없어 병원 용품만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반려인구의 증가에도 동물병원의 용품과 사료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동물병원만의 특색 있는 제품군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성장세를 나타냈던 인의쪽 피부과 전문 화장품을 보면 최근 동물병원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피부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격이 부담돼도 피부과에서 전문화장품을 구매해왔다. 피부과에서 직접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날 정도로 피부과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와 인기가 높았다.그러나 국산 화장품이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고, 치열해진 경쟁만큼 기능도 좋고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은 굳이 비싼 피부과 화장품을 구입하지 않게 됐다.

이처럼 피부과 화장품만이 갖던 장점이 줄어들면서 점차 피부과 화장품 브랜드들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는 상태다. 피부과 전문의들과 의료기기 업체가 합작해 일반 제품과 피부과 전용 제품을 별도로 만들어 판매하는 형태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 매출은 현저히 낮아졌다.

전문성으로 승부수
현재 동물병원의 사료와 용품 판매는 피부과의 화장품 시장과 매우 비슷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처방식 사료의 경우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반려동물의 건강과 생명에도 관련이 있는 만큼 일반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것은 엄격히 규제돼야 한다.

일반용품은 가격만 비교해서 구매해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능성 사료는 다르다. 특히 처방사료는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맞게 전문가인 수의사가 처방해 주어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것을 쉽게 막을 수는 없겠지만,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만큼 수의사의 전문성이 왜 필요한지 보호자들에게 알리고, 전문가로부터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대사업 용품 활용해야
2014년 1조5,684억에 달하는 전체 반려동물산업시장 중 사료가 4,841억, 용품이 3,849억으로 전체 산업에서 55%를 차지했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 역시 연평균 14.5%씩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의 경우 매출 상승을 위해 의료영리화의 일환으로 장례식장이나 건강식품 판매 등 부대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결국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다.  
반면에 동물병원은 이미 용품판매 등 부대사업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수의진료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전체 매출을 고려했을 때 용품의  매출 비중도 무시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버려선 안 되는 부분이 바로 용품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비윤리적 수의사 더 이상 설 곳 없어진다”
  • 무한경쟁 돌입한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 
  • [수의사 칼럼 ➆] 동물병원 수의사 근무복 입은 채로 외출해도 될까?
  • [클리닉 탐방] 지동범동물병원
  • ‘제2회 인천수의컨퍼런스’ 3월 24일(일) 송도컨벤시아
  • SKY그룹&코벳, 인도네시아와 수의영상분야 M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