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기심(機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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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기심(機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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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36호] 승인 2018.09.1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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杜甫(두보)는 旅夜書懷(여야서회: 떠도는 밤 회포를 쓰다)라는 시중에 자신을 갈매기로 비유하였다.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가는 풀 자란 미풍이 부는 언덕에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대에 홀로 밤배를 타는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별들이 드리워진 넓은 들판은 드넓고
月湧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이 솟아오르는 양자강은 흐른다.

名豈文章著(명기문장저)
이름을 어찌 문장으로 드러내겠는가!
官因老病休(관인노병휴)
늙고 병들어서 관직을 그만두었다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이리저리 떠도는 내 신세 무엇과 같은가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에 한 마리 모래톱가의 갈매기 같구나.

우리나라에서는 황희(黃喜) 선생이 경기도 파주에 반구정(伴鷗亭)을, 한명회(韓明澮)가 서울 압구정에 압구정(狎鷗亭)이라는 정자를 지어 갈매기와 가까이 하고자 하였다.

갈매기는 기심(機心)을 알아차리는 동물로, 갈매기를 가까이 하는 사람은 자기가 기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忘機人이라는 것을 뜻한다.

기심(機心)은 기계를 이용하려는 마음으로부터 상대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는 장자(莊子) 천지편(天地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편, 갈매기가 기심을 알아차리는 동물이라는 이야기는 열자 황제편(列子 黃帝篇)에서 볼 수 있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 중에 갈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매일 아침 바닷가에 가서 갈매기를 따라 놀았는데, 갈매기가 이르는 것이 백으로 세어도 그치지 않았다.

그 아버지가 말하였다.
‘내가 듣기에 갈매기가 모두 너를 따라서 노는데 네가 잡아와 봐라. 내가 그것을 가지고 놀겠다. 다음날 바닷가에 갔는데 갈매기가 춤추며 내려오지 않았다(海上之人有好鷗鳥者, 每旦之海上從鷗鳥游, 鷗鳥之至者百住而不止, 其父曰 「吾聞鷗鳥皆從汝游, 汝取來, 吾玩之」 明日之海上, 鷗鳥舞而不下也. 故曰; 至言去言, 至無 ; 齊智之所知,則淺矣).

갈매기는 아들이 자기들을 잡으려는 機心을 알아차린 것이다.
機心을 알아차리는 갈매기와 해오라기(鷗鷺忘機 구로망기) 같은 동물이 있는가 하면, 비글 같은 개는 실험용 물질을 투약하러 오는 연구자를 반갑다며 맞이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심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크게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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