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행동관찰로 동물의 행복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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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행동관찰로 동물의 행복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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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46호] 승인 2019.02.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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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에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만 따르고 다른 구성원을 공격하는 강아지는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행복하다는 것은 만족하여 기쁜 것이다.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척도는 복잡하다.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 받으며 지적활동을 충족하고 권력이나 여분의 부를 확보하면 나는 행복하다.

동물들에게 지적활동을 통한 행복의 추구는 사치이다. 단지 신체적이나 정신적 고통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면 좋고 거기에 그들 나름의 특유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자연성을 보장해주는 상태라면 행복한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이 행복한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동물복지를 정량화하여 행복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동물은 주위의 많은 자극을 분석하여 선택한 것을 행동으로 나타내며 이러한 선택은 경험, 연령이나 임신 같은 생리학적 상태와 동물 종이나 품종 같은 타고난 반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강아지의 숨겨진 자연적 행동을 보기 위하여 공간적으로 제한되지 않은 야외에서 다른 강아지와 만나게 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 집 강아지가 어떠한 활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관찰한 후에 제한된 공간인 집에서 보이는 행동을 비교해보면, 아마도 집에서 보이는 행동은 자연 상태에서 보이는 행동의 50%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동물에게 그들 특유의 자연적 행동을 보장해 준다는 것은 동물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없도록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며, 자연성을 보장해주지 않았을 때에는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동물특유의 자연성을 제한하는 일은 농장동물이나 야생동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곰을 가두어 놓고 재주를 부리게 하는 제한된 시설에서는 자연 환경에서 사는 곰이 보이는 나무타기나 먹이를 탐색하는 행동을 볼 수 없으며, 관광객이 주는 과일을 받아먹으며 무료하게 보낸다.

방목하는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다양한 종류의 행동을 보이면서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땅속에 있는 구근류 찾기, 숲 속으로 이동하여 먹이 찾기, 다른 돼지와의 관계 갖기, 진흙 속에서 토욕하기 같은 행동을 보여준다.

반면에 철제 스톨에 갇혀 있는 돼지는 토욕이나 땅속에 있는 먹이 탐색을 할 수 없고 다른 돼지와의 접촉도 할 수 없다. 하루 종일 서있거나 엎드려 있거나 자거나, 사료를 먹거나 스톨을 핥는 일 외에 할 일이 없다. 

스톨에 갇힌 돼지는 돼지 특유의 자연적인 행동을 전혀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방목한 돼지에 비해 복지 상태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처럼 제한된 환경에서는 행동이 매우 제한되어 있고 동물은 행복하지 못하다.

한편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여 어떤 종류의 제한 요인이 동물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알기 힘들기 때문에 동물이 특정 항목에 대하여 양자택일을 하는 행동을 관찰하거나 또는 동물이 노력하며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을 관찰한 후에 동물이 선택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주면 동물들은 행복해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동물이 불쾌한 자극으로부터 피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행동을 관찰하여 동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안도 있다. 동물이 보이는 행동, 공포심, 신체적 질병, 파행, 폐렴, 번식력, 성장률, 심박 수, 코티졸 수준 같은 지표를 관찰하고, 그러한 지표나 나타나는 경과 시간이나 동물수를 관찰하여 한 동물 집단의 행복지수를 정량화 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보이는 행동 중 특이하다고 생각되는 행동은 정형적인 반복행동 같은 이상행동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자연 상태에서 보이고 있는 행동일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을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강제적으로 교정한다면 반려동물로부터 그들의 자연성을 빼앗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반려동물의 행동이 어디에서 유래하였는지 정확한 판단을 하고 그 근원부터 이해하는 것이 동물의 행복을 빼앗지 않으면서 행동을 교정하는 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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