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重)냥구’ 제2의 허우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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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重)냥구’ 제2의 허우통 가능할까
  • 김지현 기자
  • [ 146호] 승인 2019.02.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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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최근 중랑구청과 반려동물 보호복지 향상을 위한 MOU를 맺으면서 중랑구에 신선한 제안 한 가지를 했다.
바로 대만의 허우통과 같은 고양이 마을, ‘중(重)냥구’를 한번 만들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

중랑구청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고양이수의사회는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철학을 만드는데 협조하겠다는 것.

허우통은 버려진 폐광촌이었지만 길고양이 130마리와의 공존으로 연간 100만 명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마을이다.

적은 예산으로 동물복지와 관광수입까지 올리고 있는 허우통은 ‘지속가능한 동물복지 모델’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문화가 동물에 관한 인식을 바꾼다’는 콘셉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대만이 2017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식용 목적의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을 이끌어낸 것도 동물복지 모델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지 보여준 사례이다.

이날 고양이수의사회 조광민 홍보이사는 허우통의 동물복지 모델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추천했다.

허우통은 130만 마리라는 소수의 개체수 안정화를 통해 의료 복지가 가능했고, 케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문화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는 콘셉트가 적중했다.

고양이가 캐릭터화 되고 문화가 되면서 지금의 허우통이 있게 됐고,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결국 허우통의 특별함은 ‘지속가능한 동물복지 모델’에 있다. 고양이수의사회가 중랑구와 MOU를 통해 단지 기술적인 군집 TNR에만 그친다면 반려동물과 길고양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조광민 홍보이사는 이날 고양시의 고양이 캐릭터, 춘천 효자마을, 종로구 익선동을 예로 들며 “도시나 마을의 이미지를 대표하기 위한 요소에는 캐릭터, 스토리, 콘텐츠, 철학이 필요한데, 여기서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허우통은 캐릭터, 스토리, 콘텐츠 세 요소에 전문가 집단과 열성적인 자원봉사자가 있었고, 여기에 동물에 대한 견고한 철학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허우통의 특별한 점은 동물을 대하는 철학에 있었던 것이다.

고양이수의사회는 중랑구가 한 단계 더 나은 이미지로 변화하기 위해 허우통과 같은 고양이 캐릭터와 스토리, 콘텐츠가 쓰일 수 있다면 그 철학을 이끄는데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함께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과연 중랑구가 고양이수의사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고양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을, ‘중(重)냥구’가 될 수 있을지, 국내 첫 모델로서 허우통과 같은 ‘지속가능한 동물복지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야 제도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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