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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반구저기(反求諸己)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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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4.06.20  12: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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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經)에 나오는 ‘은감불원(殷鑒不遠)이라 재하후지세(在夏后之世)’라는 말은 은나라가 거울삼을 것이 멀리 있지 않으니 하후의 세대에 있다 라는 말이다. 중국 하나라의 마지막 걸왕은 사치와 환락으로 국정을 돌보지 않더니 기원전 17세기에 결국 은나라의 탕왕(湯王)에게 멸망 당하였다.

기원전 11세기 은나라의 마지막 주왕도 하나라의 걸왕처럼 국정을 내팽개치고 주지육림(酒池肉林)에서 세월을 보내더니 결국 주나라에 의하여 망하였다. 은나라가 거울삼을 것이 멀리 있지 않다는 ‘은감불원’은 600년 전의 하나라가 망할 때의 일을 거울삼아 다시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충고였다.

최근에 일어난 우리나라의 대형 참사는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 사건,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대구지하철 도시가스폭발사건 같,은 해 삼풍백화점 붕괴, 1999년 시랜드 화재사건,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그리고 올해 2월에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가 있었다.

이러한 대형 참사를 일으킨 사건은 항상 인재(人災)가 따라다녔다. 우리나라만큼 자연재해가 없는 안전한 나라에 대형 참사를 일으킨 주범이 인재라는 것은 정말 믿을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600년 전의 일이 아니라 단지 몇 개월 전의 마우나리조트 사고에서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 참담한 세월호 사건에 대하여 그 원인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져야 한다. 그리고 몇 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규정을 어기고 배의 구조를 변경하여 항해의 안전성을 해쳤다는 것은 용서 받지 못할 일이다.

더구나 선원들이 목숨을 건 희생정신으로 끝까지 배 위에 있었다면 많은 어린 학생들이 구출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기성세대는 해방과 전후를 거치면서 치열한 경쟁사회를 경험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성공하여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냈다.

치열한 경쟁에는 엄격한 기준과 윤리적인 정신이 필요하다. 기준을 무시하고 경쟁에서 이긴들, 그리고 비윤리적인 행위로 다른 사람을 밀치고서 경쟁에서 이긴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규정을 어긴 부실한 기반과 흔들리는 윤리의식을 가지고 세운 기둥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그러한 흔들거리는 구조물이 널려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발전의 속도를 조금 늦추더라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많은 사람들이 꽃도 피우지 못하고 떨어져버린 어린 영혼들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사회를 구성하는 우리들이 그러한 일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들의 잘못을 자신들에게서 찾을 때(反求諸己), 우리사회는 한층 더 성숙한 사회로 갈 것임에 틀림없다. 피해자 가족들은 오열(嗚咽)하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딸, 아들, 형제 그리고 부모님들을 이젠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목이 메어 음식을 목으로 넘기기도 힘들 것이다. 온 국민 또한 애타게 생존자가 돌아오길 기대하면서 몇 날 며칠을 보내고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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