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서지에 버려지는 양심,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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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피서지에 버려지는 양심, 아직도 멀었다
  • 김지현 기자
  • [ 15호] 승인 2014.08.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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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시장의 성장으로 반려동물만을 위한 시설이나 제품들이 다양해지고 화려해지면서 요즘에는 웬만한 사람보다 개가 더 호사를 누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개 호텔은 이제 보편적인 시설이 됐고 개전용 해수욕장에 워터파크까지 그야말로 ‘개 팔자가 상팔자’란 얘기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으로 보여 지는 것일 뿐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매년 여름 휴가철마다 그랬듯이 올해도 어김없이 피서지에는 유기되는 반려동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강원 동해시의 경우 지난 7월 한 달 동안 유기동물 건수가 모두 42건으로 전달보다 3배나 늘었다.
강릉시도 올해 유기된 반려동물만 총 298마리로 벌써 지난 한 해 동안 유기된 동물 348마리의 85%를 넘어섰다고 한다. 야외활동이 적은 1~4월에 유기된 동물이 월평균 20마리인 것에 비하면 7월에만 56마리로 3배나 늘어난 셈이다.  
전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북은 올 들어 현재까지 1,528마리의 반려동물이 유기됐는데 7월 달에는 268마리로 가장 많이 유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총 2,808마리의 유기동물 가운데 여름철인 6~8월에만 916마리가 발생해 1~3월 560마리보다 1.6배나 차이가 났다고 한다.
유기동물이 급증하면 해당 지자체도 난관에 봉착한다. 유기동물 포획 후 치료하고 관리할 인력도 부족한데다 예산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동해시의 경우 1년 유기동물 사료비만 2000여만 원이 든다고 한다. 안락사 비용을 포함한 진료비도 1000여만 원이나 소요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유기동물 급증과 맞물려 악순환이 거듭되는 데도 불구하고 매년 주인을 찾아가는 유기견은 1~2마리에 불과하다고 하니 유기는 해도 찾아가는 주인은 없다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반려동물 등록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시행된 지 벌써 6년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유기동물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주인을 찾아주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사용한다 해도 식별만 가능하고 위치추적 기능이 없어 등록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제주시는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첫 해인 2009년에 4,147마리에서 2010년 170마리, 2011년 103마리, 2012년 87마리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강제성이 없다 보니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등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또한 반려동물 등록제의 한계다.
반려동물을 더 이상 키우고 싶지 않다면 주변 보호소나 애견센터에서 절차를 거쳐 분양하면 된다. 이것조차 어려워 남이 보지 않는 데서 슬쩍 버리는 양심이 이렇게 많은데 ‘개 팔자가 상팔자’라고 하기엔 아직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성숙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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