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 아쉬운 ‘반려산업동물의료팀’

2023-03-24     이준상 기자

지난해 말 농림축산식품부는 조직을 개편했다.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을 신설하고, 기존의 동물복지정책과 외에 추가로 ‘반려산업동물의료팀’을 신설한 것이다.

이에 대한수의사회는 “농식품부가 1948년도에 출범한 이후 최초로 ‘동물의료’라는 단어를 팀의 이름에 포함시켰다. 현 정부가 동물의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농식품부의 조직개편은 수의계에선 다소 실망스러운 내용일 수밖에 없다.

당초 대수회는 ‘반려산업동물의료팀’은 ‘동물보건의료진흥과’로,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동물보건복지정책국’으로 명칭을 변경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반려’ 등의 단어를 삭제하고, 동물의료와 보건에 대한 전문성이 더 드러나길 바랐지만, 의견을 관철시키지는 못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명칭에 ‘동물의료’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면서 대수회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물론 조직개편 및 명칭 변경은 정부 고유의 권한으로 대수회의 입장을 따를 필요는 없다. 수의계 상대로 의견 조회를 하면 제 할 일은 마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의계는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필자가 보더라도 ‘반려산업’과 ‘동물의료’를 같이 묶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

최근 농식품부는 ‘동물의료개선 전담반(TF)’을 구성하는 등 동물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물의료만을 위한 정규 조직도 머지않아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