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집사에 유산 상속까지

반려동물 인격화 급격히 진행 중

2014-12-18     정운대 기자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는 1983년 10월 27~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돼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경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반려동물로는 개나 고양이가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새나 햄스터, 토끼, 미니돼지, 파충류 등도 반려동물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전까지는 펫 이라고 불려오던 동물들이 사람들 생활의 변화에 따라 그 존재의 의의와 가치, 역할이 변화되고, 인간의 정서 및 육체적인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반려동물이란 명칭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됐다.
반려동물이란 용어에 걸맞게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인격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반려동물이 먹고 입고 사는 모든 것이 인간에 버금가는 형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사료는 이미 인간이 먹는 음식만큼 좋은 재료, 깔끔한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반려동물 등록제를 실시해 개체별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죽음 역시도 사람처럼 장례식장이 마련돼 있어 함께한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보다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반려동물 전용보험이 출시되고, 에어컨이 있는 반려동물 집에서부터 질병을 앓는 반려동물이 치료와 요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반려동물 요양원에 이르기까지 반려동물의 인격화는 이미 일정 궤도에 올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는 반려견에게 한화 310억원 정도의 유산을 상속하기로 결정했으며, 1992년 독일의 카르롤타 리버슈타인 백작부인은 죽으면서 당시 8,000만 달러 상당의 유산을 반려견에게 물려준 바 있다. 또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위해 두명의 전담 집사를 두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반려동물에 대한 과도한 인격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반려동물 애호가들은 “반려동물이 자신들에게 가져다주는 다양한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지나친 인격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려동물의 인격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상당부분 궤도에 올랐다”며 “이와 관련한 산업의 다양화는 물론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적인 변화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는 매우 짧은 시간에 급격히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과정이 진정한 반려동물의 가치와 국내 반려동물의 현실을 고려했다기보다는 세계적인 유행에 떠밀려 변했다는 인식이 크다. 그런 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