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큰 손을 잡아라”

반려동물시장 변화 5~60대가 이끈다

2014-12-18     정운대 기자

중장년층 반려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력을 갖춘 우수한 고객들이다.
실제로 중장년층의 반려동물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업체와 병원들은 중장년층 반려인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마련하는 등 반려동물 시장에 중장년층 반려인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5~60대 반려동물시장 ‘핵’으로 떠올라
경제력 갖추고 고가 진료 및 프리미엄 제품 주 타깃층으로 급부상

반려동물시장의 큰 손이 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라 하면 2~30대 여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는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반려동물시장은 그 모습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중장년과 노년층 이상의 5~60대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시장의 큰 손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는 것. 이들은 핵가족화, 고령화로 인해 자식들 외에 정 붙일 곳을 찾게 됐고, 그 대상이 반려동물이 되면서 중장년층의 반려인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급화 견인 역할 톡톡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7월 한달 간 반려동물 업종의 카드승인 금액이 279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4%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동물병원 업종 카드승인 금액도 6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월대비 13.9%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관련 물품 구입도 2000년 이후 매년 14%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발맞춰 L백화점은 지난 추석 선물 카달로그에 애견용품 페이지를 구성하는 등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이제 유통가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아이템들도 하루가 다르게 파생되고 있다.
반려동물시장이 연령과 지위고하, 분야를 막론하고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려동물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5~60대 중장년층이다.
온라인 쇼핑몰 A사의 매출 조사에 따르면 5~60대가 유기농 사료 등 고가의 제품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60대의 반려동물시장 소비증가로 반려동물용 프리미엄 애견사료는 지난해 매출 대비 8배가 성장했고, 유기농 수제간식 매출은 3배가 증가했으며, 반려동물용 액세서리 또한 2배 이상이 성장했다. 그 외에도 반려동물용 침대, 놀이기구, 가구에 이르기까지 5~60대는 반려동물 관련 투자에 있어서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
5~60대 중장년 층의 반려인들이 반려동물 시장의 고급화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사료에서 각종 친환경 용품, 그리고 유치원과 미용실, 장례서비스에 이르는 일련의 고급화 전략의 중심에 이들이 있다.
“은퇴한 중장년층들이 자식들을 분가시킨 후 일상을 반려동물과 함께하게 되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타 연령층에 비해 경제력이 뒷받침 되면서 더욱 좋은 진료 서비스와 제품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5~60대 중장년층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애니멀 힐링’ 증가
‘애니멀 힐링’이 바로 그것이다.
‘애니멀 힐링’은 반려동물을 통해 정서적, 육체적인 치유효과를 얻는 것을 말하는데, 오래전부터 ‘Pet Effect’라 불리는 동물의 치유 효과와 관련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반려동물의 존재가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수면 장애를 완화시켜주며, 자존감을 높이고 외로움과 우울감을 줄여 준다는 것.
직장에서 은퇴하거나 자식들을 분가시킨 중장년층의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시키는데 반려동물이 큰 도움을 된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함으로써 전반적인 신체적 활력도 높아지고 타인들과도 더 건강한 관계를 맺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의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만성 질환이 있는 반려인이 반려동물이 없는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심장학회지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일본 연구진이 약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반려인이 반려동물이 없는 사람보다 심박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연구 결과가 아니더라도 5~60대의 중장년층 반려인들은 꾸준이 증가하고 있고, 반려동물 시장에서 이들의 영향력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최근 병원을 찾는 반려인들의 연령층이 눈에 띄게 올라 간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 중장년층 보호자가 환자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고, 고가의 수술비도 주저 없이 내고 있다”며 “젊은 보호자들과는 달리 이들은 진료 협조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반려동물을 진짜 자식처럼 대하고, 그 안에서 정서적인 힐링을 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부에서는 이러한 중장년층 보호자들을 위한 세미나 등 새로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야말로 동물병원의 새로운 타깃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5~60대 중장년층 반려인들의 이유는 비슷하다. 바로 ‘외로움’이다. 그들은 가족과 친구들과 멀어지면서 혼자라는 상대적인 박탈감에 반려동물을 찾고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게 되고, 그 애정은 관련 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가져오고 있다.
앞으로 중장년층의 반려동물 사랑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물론 동물병원들도 주요 고객이 될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