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관리사? 듣보잡 자격증 ‘우후죽순’

실효성 의문 자격증 남발 … 체계적인 관리 필요해

2015-01-08     정운대 기자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는 많은 자본과 인력의 이목을 반려동물 시장에 집중시키고 있다.
관심이 집중된다는 것은 시장이 전문화되고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례는 반려동물 선진국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도 이제 전문화와 다양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전문교육 및 자격증 급증
지난해만 신규 등록 4건 실효성은 글쎄 … 신뢰도 갖춘 실질적 자격증제 도입돼야

경제성장과 핵가족화, 1인가구의 증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사람과 더불어 사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관련 시장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학에 반려동물 관련 4년제 학과가 개설됐을 정도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대학 외에도 관련 교육기관이나 일자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려동물 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관련 교육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고, 관련 자격증의 증가까지 이끌어내면서 바야흐로 국내 반려동물 시장도 전문화 시대에 돌입했다.

4년제 반려동물학과 등장
지난해 S대학은 4년제 반려동물학과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학사일정에 돌입했다.
대학 측은 “반려동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과 생명의 존엄성은 물론 지성을 갖춘 인재양성을 목표로 한다”며 학과 신설 배경을 밝혔다.
이곳 반려동물학과를 졸업하면 애완동물미용실, 동물병원, 애완동물사육 및 번식장, 동물원, 애견훈련소, 실험동물사육장, 동물사료제조 및 판매회사, 국립공원/자연공원, 동식물검역소 등의 다양한 경로로 취업할 수 있고, 관련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부분이 2년제 과정이지만 4년제도 존재한다. 이들은 애완동물과, 애완동물자원학과, 애완동물관리과 등의 학과 명칭으로 학과 과정을 진행 중이다.
2013년 기준으로 고등학교 5곳, 전문대 16곳, 4년제 대학교 12곳에 반려동물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미용사, 훈련사, 브리더 등 다양한 직종에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 분야는 또 하나의 전문직업군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흡한 부분과 제도적으로 보완할 점도 많지만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만큼 관련분야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실효성 의문 자격증 증가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은 관련 자격증의 증가를 가져왔다. 시장의 크기에 비례해 자격증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현재 반려동물관련 자격증은 동물간호복지사, 동물매개심리상담사, 반려동물관리사, 훈련사, 애견미용사, 동물행동상담사, 도우미동물평가사, 장례사 등 매우 다양하며 새로운 자격증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자격증의 등장은 그만큼 관련 전문성을 가진 직업과 해당 자격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재 반려동물 시장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즉, 자격증 취득과 현실과는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며 “물론 이들 자격증 중에는 검증받은 기관에서 정확한 시험을 통해 취득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대다수가 검증받은 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이 아닌 민간(사설)단체 주도의 자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단체가 만든 자격증이라고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자격증들은 실질적으로 해당자격증이 취업과 얼마나 연계가 되는지도 알려진 바 없고, 자격증의 실효성도 밝혀진 바 없다”며 “일부에서는 자격증을 위한 자격증을 만들어 자격증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고 덧붙였다.
자격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수의사들도 마찬가지다.
K원장은 “병원에서 직원들을 채용하다 보면 무늬만 자격증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미덥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들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 등록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건의 신규 등록에 그쳤던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이 2014년에만 반려동물행동교정사, 반려동물행동상담사, 반려동물관리상담사, 반려동물장례지도사 등 총 4건이 신규 등록된 것이다.

과거에 비해 현재의 반려동물 시장은 매우 다양해졌고 전문화 됐다.
특히 최근에는 관련법이나 규제들이 재정비되면서 그 변화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례로 최근 반려동물의 사체를 동물 장묘시설로 보내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존에는 생활·의료폐기물로 이원화돼 처리됐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에 동물장례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관련 자격증도 등록된 상황이다. 실제로 관련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반려동물 시장이 내실을 갖추고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격증과 교육과정 등에 관한 책임 있는 단체와 기관의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검증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문제는 이러한 전문 자격증의 갯수가 아닌 신뢰도다. 즉, 자격증이 해당분야의 실질적인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신뢰할 수 있는 자격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돈벌이 수단으로서의 자격증과 자격증 시험이 되지 않도록 관련 기관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