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너 한계는 어디니?
의료 등 산업분야 구분 없이 무엇이든 만든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이 3D 프린팅 기술을 유망기술로 꼽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10대 기술을 발표하면서 3D 프린터를 두 번째로 선정했다.
일각에서는 3D 프린팅은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내연기관, 컴퓨터에 이어 디지털시대에 3차 산업혁명을 이끌 아이콘으로 꼽기도 한다. 그만큼 3D프린팅 기술의 적용범위가 무궁무진 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형외과 치과는 이미 다양하게 활용
인공장기·보형물·의족 등 무궁무진 … 수의계도 활용도 높아
사진이나 문서를 프린터로 인쇄하듯 상품의 설계도를 내려 받아 3차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3D프린터다. 일각에서는 이 3D프린터로 인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건을 그 자리에서 바로 받는 날이 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즉, 쇼핑몰에서 설계도를 구입해 3D프린터로 바로 찍어 내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최근 세계 산업분야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이 3D프린터다.
1980년대 초에 미국의 한 업체가 플라스틱 액체를 굳혀 물건을 만드는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금에 이르게 된 3D프린터는 원래 목적이 상품의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술력이 증가할수록 3D프린터의 활용 영역은 넓어졌고, 최근에는 의료분야에까지 3D프린터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정부도 집중육성 돌입
3D프린터의 산업적 활용가치가 증가하자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정부가 3D프린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치과용 의료기기 등 3~4개 분야에 40억 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대략 10억 원을 시작으로 분야별로 2~3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에 △치과용 의료기기 △스마트 금형 △3D 전자부품 △발전용 부품 4개 분야를 잠정적으로 선정하고, 시장수요에 따라 3~4개의 분야를 추가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치과용 의료기기는 치아 모델과 임시 치아, 투명교정기 등을 만들 수 있는 3D프린터와 관련 특수 소재를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을 유도할 계획이며, 스마트 금형, 3D전자부품, 발전용 부품 모두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3D 프린터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업체는 현재 유럽 16개, 미국 5개, 아시아 10개 등으로 소수에 불과하고, 3D 프린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100곳이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제조산업이나 디자인 업계에서 3D 프린터는 신기한 장비가 아닌 당연한 장비가 되고 있으며, 멀지 않아 개인용 PC나 스마트폰처럼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그 시장은 무궁무진할 전망이다.
의료분야 활용 범위 증가
3D프린터는 이미 오래전부터 치과나 성형외과`정형외과 등에서 보형물을 만드는데 사용돼 왔고, 최근에는 이러한 정확한 맞춤형 보형물 생산은 물론 인공 장기, 인공관절, 인공조직 생산까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인공뼈, 두개골 재건 분야에 3D프린터 기술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인공혈관 제작, 인공 얼굴뼈를 활용한 이식 등은 이미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A병원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중증장애아에게 3D프린팅 기술로 환아 몸에 꼭 맞는 재활보조기를 제작해 착용토록 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이러한 재활보조기구 제작에 3D프린팅 기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얼마 전 중국에서는 3D프린팅 기술로 만들어진 인공 심장이식 수술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활용에 한계가 없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3D프린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계획을 세우거나, 두개골이 망가진 환자에게 티타늄 보형물을 만들고, 의족, 의수와 같은 보형물과 몸속 장기 제작 등으로 그 활용 범위를 점차 확장시키고 있다.
의료계는 이처럼 3D프린터의 보급 속도가 가장 두드러지는 산업군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 3D프린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비교적 다른 산업군보다 많이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수의계도 활용 기대
얼마 전 ‘동물농장’이란 TV 프로그램에서 교통사고로 다리가 절단된 강아지와 고양이의 의족을 3D프린터로 제작해 착용시키는 모습이 방송됐다.
두 반려동물의 환부를 3D스캐닝하여 정확한 수치를 맞춘 후 3D프린터를 통해 몸에 딱 맞는 의족을 제작한 것이다.
3D프린터 업체 관계자는 “이번 방송에서 활용한 의족뿐만 아니라 수의계에도 3D프린터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의족 등의 실질적인 활용 외에도 실습용 및 홍보용 교재 등 다양한 활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동물병원에서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정에서도 다양한 활용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수의사들과 업체 관계자들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3D프린터 선진국에서는 이미 의족 등의 보형물을 넘어 관절과 장기 등의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의 3D프린터 산업은 이제 시작단계다. 수의계로의 접목도 마찬가지다. 보다 고부가가치를 가진 수의학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3D프린터 관련 연구가 적극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진정한 동물복지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멀지 않아 3D프린터가 몰고 올 수의계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