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연, 2030 수의사 83% "정부 중심 전문의 자격제도 필요성 공감”
국민 공감 이끌 수의사 전문의 제도 국가 자격 확립 필요
수의미래연구소(이하 수미연)가 정부의 전문 수의사 및 상급 동물병원 체계 도입에 대한 현장 전문가들의 협조 요청과 관련해 수의사 및 수의대생 등 동물의료계의 입장을 발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훈(농식품부) 차관은 “전문적인 동물의료 수요와 동물병원 선택권 제고를 위해 전문 수의사 및 상급 동물병원 체계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동물의료 체계를 선진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세부 방안 마련에 수의사회를 포함한 현장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수미연이 공개한 2022년 1월에 실시된 대한수의사회 청년특별위원회 2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 수의사 응답자 811명 중 총 83%가 협회나 학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 법으로 정해진 제도화된 전문 수의사 자격 제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 수의사 제도가 안정적으로 도입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요건으로는 △전문의의 전문성 △공신력 있는 자격 인증 △전문 분야의 확립 등을 꼽았으며, 전문 수의사 제도 도입 논의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영역으로 △전공의 수련기관별 교육 편차 △설립 및 인증 전문의 선정 등을 언급했다.
농식품부의 보도자료 배포 이후 수미연이 수의사와 수의대생 등 동물의료 관계자를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년 안에 국가에서 인정하는 전문 수의사가 양성 및 배출될 것’이라고 묻는 질문에 응답자 184명 중 111명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나머지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수미연은 지난 3월 22일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농식품부에 전문 과목 분류 개수 및 과정 구성, 상급 동물병원의 기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대수회 및 학계 등 관련 단체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제도의 안정적인 도입과 추진을 위해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좋은 제안 사항이 있다면 관련 단체에 의견을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수미연은 농식품부의 응답에 대해 “동물의료 개선 방안이 발표된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과 보도자료 배포에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활발한 논의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 수 있는 수의사 전문의 제도의 국가 자격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학 동물병원에서 수련 중인 수의사 A씨는 “동물의료계는 전문의 제도가 부재하다 보니 임상수의학 석사 및 박사가 전문과목의 전문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전문 수의사 양성과 배출을 위한 수련 동물 의료 기관 지정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현실적인 내용은 배제되고 탁상공론만 이어지는 현실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진환(수미연) 책임대표는 “반려동물 의료 고도화에 발맞춰 전문 수의사 및 상급 동물병원 같은 제도 도입이 논의되는 것은 단연 반가운 일이나 반려동물 의료만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제도의 도입은 이미 심화한 수의사 공급 불균형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면서 “총체적인 동물의료 서비스의 제고를 위해 반려동물 의료 분야뿐 아니라 농장동물, 야생동물, 실험동물 등 관련 분야의 전문 수의사 제도 도입이 함께 논의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