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특별기획Ⅰ] 응답하라 2014! 2024! 2034!
기사로 짚어본 “수의계 과거·현재·미래” 산업규모 팽창 및 과학기술 발전으로 수의계 더욱 활성화될 것
지난 10년간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왔다. 2014년 전체 산업 규모는 1조 5,684억 원, 그 중 동물의료분야는 6,551억 원 수준이었다. 2024년 현재는 전체 4조 5,786억 원, 의료 분야만 1조 7,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14.5%에 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0년 후인 2034년 산업 규모를 무려 21조 이상으로 전망했다. 팽창된 산업 규모와 과학기술의 발전은 수의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의학은 지난 10년간 얼마나 발전했으며, 앞으로 얼마나 큰 변화가 도래할까? 10년 전 본지 기사를 통해 2014년 당시 수의학 동향을 짚어보고, 현재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10년 후 수의계를 전망해봤다. <편집자주>
단순 예약 관리서 건강 진단·모니터링 수단으로
➞10년 전 (2014년)
기획기사에서 ‘어플·주치의제로 고객 관리한다’를 다뤘다. 이전까지 주로 문자나 전화로 고객을 관리하던 데에서 벗어나 휴대폰 어플을 활용하기 시작한 때였다. 그러나 당시 동물병원 어플은 홈페이지 기능을 축소시킨 수준으로, 병원은 광고와 공지를 전달하고, 고객은 진료내역과 예약일을 확인하는 정도였다.
➞현재 (2024년)
현재 대다수 플랫폼이 주력하는 서비스는 ‘24시간 상담’이다. 동물병원 영업 종료 이후에도 보호자가 원하는 시간에 궁금한 점을 빠르고 편리하게 문의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에이아이포펫의 ‘티티케어’ 어플은 AI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체크하고, 수의사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벳플럭스가 출시한 ‘늘펫’은 AI 챗봇이 △내원 및 예약 안내 △진료 전 HPI 문진 △진료 후 안내를 제공한다.
➞10년 후 (2034년)
수의사와 보호자가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진료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AI 기술을 통해 어플로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의 음성, 이미지, 심장 박동 등을 분석해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내거나 응급 상황에는 자동으로 수의사와 연결해 즉각적으로 조치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홀로그램을 활용한 원격 진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진단과 치료 보조에서 정교한 분석 제공으로
➞10년 전 (2014년)
본지는 10년 전 동물병원에서 활용 중인 디지털기기를 소개한 바 있다. 수술 시 그림자를 최소화해 최적의 조명 환경을 제공하는 ‘LED 무영등’, 정확한 혈액 분석을 돕는 ‘디지털 혈구 분석기’ 수준이었다. 진료 및 수술 중 환자 영상을 볼 수 있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소개됐다.
➞현재 (2024년)
2024년의 디지털은 AI 기술과의 결합을 의미한다. 모든 임상 정보는 디지털화 되며, AI가 이 정보와 기록을 빠르게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수의사들은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며, 진단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SKT의 ‘엑스칼리버’는 AI 기반 X-ray 영상진단 보조 서비스로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하고 진단 결과를 제공한다. ‘카디오버드’는 AI 기술을 활용한 심전도 분석 서비스로 심전도 파형을 분석해 심장 질환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돕는다.
➞10년 후 (2034년)
AI는 데이터 수가 많아질수록 학습이 반복 누적되면서 정확도가 증가한다. 앞으로는 대량의 의료 기록 및 진단 데이터가 수집될 것으로 머신 러닝과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따라서 질병 진단 및 치료에 정확성이 높아지고, 완벽한 개별 맞춤형 치료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기검진 강조서 실시간 모니터링 및 예측으로
➞10년 전 (2014년)
‘동물병원도 예방치료 개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는 임상 분야별 전문화가 막 시작된 시점으로 예방치료를 논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분위기였지만 본지는 임상파이 확대 차원에서 예방치료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 때의 예방치료는 일반적인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처치를 통해 치명적일 수 있는 질환을 사전에 방지하는 수준이었다.
➞현재 (2024년)
노령동물 수가 증가하면서 건강검진 니즈가 크게 증가했다. ㈜아이엠디티는 동물병원 건강검진 프로그램 ‘클레어’를 출시해 수의사들의 건강검진 보고서 작성의 부담을 줄였다. 이제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으며, 사료와 영양제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처방식 사료는 동물병원 채널 확대에 기여하고 있으며,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계속 커지고 있다.
➞10년 후 (2034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건강 모니터링 장치 및 스마트 의료 기기가 일반화 될 것이다. 웨어러블 기기와 센서 기술 발전으로 동물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별도의 검진 없이도 일상 속에서 건강을 모니터링함에 따라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동물병원 내원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와 예방 중심서 첨단 교육으로
➞10년 전 (2014년)
‘수의과대학 교육과정 이대로 좋은가’라는 기사를 통해 기초와 예방에 치우친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짚은 바 있다. 수의학 교육은 기능보다는 형태학에 치중한 과정이었고, 종양, 신경, 내분비, 피부 등 모든 분야를 내과계열 하나로 분류하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대동물과 소동물의 단순 분류로 실질적인 임상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공감을 샀다.
➞현재 (2024년)
‘수의과대학 커리큘럼 변화가 필요해’라는 기사를 다시 보도했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초 위주의 수업으로 임상 술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 다행히 일부 대학에서 본과 3학년 때 임상 이론교육을 도입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제주대 수의대는 본과 1학년에 ‘말 임상실습’ 과목을 마련했고, 전남대 등에서 임상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커리큘럼을 개편했다.
➞10년 후 (2034년)
임상교육 환경 개선은 ‘가상현실’로 가능해 질 전망이다. VR, 메타버스 등을 교육에 도입하고, 3차원 가상공간에서 실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이다. 또한 3D 프린팅을 활용하면 카데바 없이도 모형 뼈를 이용해 실습함으로써 이론 수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유전체학과 유전자편집 기술, 생물학적 제제와 조직공학 기술, 3D프린팅 등 아직 수의학과의 결합이 기대되는 과학기술은 상당하다. 이런 발전은 수의학계에도 전혀 상상하지 못할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