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취업 시장도 “빈익빈 부익부”
심화되는 대형병원 구직 쏠림현상…특정과 전문병원도 고려할만해
수의계의 취업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대형병원과 소형병원의 취업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모 대형병원의 경우 인턴 모집 시 모집 인원의 10배가 넘는 수의사들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과 달리 소형병원의 경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도 지원률이 낮아 1명의 수의사를 채용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다양한 진료 케이스 경험 원해
이처럼 대형병원으로의 구직 쏠림현상으로 인해 소형병원의 구인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A병원 원장은 “요즘 수의사 채용이 하늘의 별따기다. 이전보다 좋은 조건을 내세워도 문의 연락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근무할 병원을 선택하는 이유에는 보수, 조건 등 다양한 근무 조건이 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과 보장된 커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비수의사들이 많다. 특히 많은 진료 케이스 등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기 위해 대형병원을 선택하고 있는 추세다.
임상교육 프로그램으로 차별화
이에 따라 대형병원 간에도 구인 경쟁이 치열하다. 이로 인해 예비수의사 및 저년차 수의사들을 사로잡기 위한 임상교육 프로그램은 활성화하는 추세다.
VIP동물의료센터는 예비수의사들을 위한 프라임 코스를 마련했다. VIP동물의료센터는 수련의 모집에 안타깝게 채용되지 못한 예비수의사들에게 수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프라임 코스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마루동물병원은 24년째 ‘임상수의학 기본과정’ 강의를 통해 저년차 수의사들에게 필요한 기본 내용과 임상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임상 팁들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강의는 해마루 전통 시그니처 강의이자 오프라인 인기 과정 중 하나로 저년차 수의사뿐만 아니라 임상의 기본기를 다지려는 경력직 수의사와 다시 임상을 시작하려는 수의사들에게 인기가 높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는 다년간 병원 내 수련의들을 대상으로 ‘웨스턴 수련의 교육과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저년차 수의사를 위해 ‘웨스턴 수련의 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제작한 ‘임상수의사 베이직 코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따라서 소형병원들도 구인을 위해 자기 병원만의 특장점을 내세워 예비수의사를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전공 선택도 쏠림현상 심각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물론이고, 전공 선택에도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예비수의사들이 외과, 내과 등 인기과를 선호하고 있어 인기과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기과는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형병원에 취업하고 싶다면 상대적으로 인력난이 심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영상진단학과의 경우 구인난이 심각한 과 중 하나다. 해당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해서 준비한다면 병원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급여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졸업 후 첫 근무 병원이 향후 임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병원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전공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싶은 예비수의사라면 대형병원도 좋지만 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동물병원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