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들 동물전용 의약품 사용 늘려야”
동물약 개발 불구 인체약 사용 여전…동물약 선호하는 보호자 늘어나
사료, 영양제 산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것과 달리 동물약 시장의 발전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동물병원은 사람용 의약품을 소분해 사용하고 있다.
동물 전용 의약품 개발 필요해
서경원(서울대) 교수는 “사람용이나 동물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소분해서 처방하는데, 정제알약 1개를 4분의 1로 쪼개도 그 안에 든 약 성분이 모두 4분의 1로 같지는 않다”며 “러프한 척도는 될 수 있어도 정확한 양을 계산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궁여지책으로 대부분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고 전자신문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A병원 원장은 “동물들의 경우 단 몇 mg 차이로도 효능이 떨어지거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이를 방지하려면 정확한 약 제조가 중요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부족해 자동 약포장기를 사용 중이다. 다양한 분야의 동물 전용 의약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물용 의약품을 구매할 경우 약품 회사의 전문성 및 연구소의 신뢰도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동물용 의약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생산이나 설비 등 확실한 기준의 법안 제정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동물용 의약품 동물병원서 사용해야
동물용 의약품은 동물 특성에 맞춰 개발하기 때문에 약효를 확신할 수 있고 먹이기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의사들은 여전히 기존의 인체약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제약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 제약사 대표는 “기존 제품과 같은 성분으로 동물 전용 의약품을 개발해도 원장님들이 잘 바꾸지 않고 기존에 사용하던 사람용 의약품을 사용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유명 인체약과 같은 이름으로 동물약을 출시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제약사의 노력에도 여전히 의약품보다 영양제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있다. 반려동물 인식이 발전하면서 동물에게도 사람과 같은 맞춤 영양제 및 서비스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싶어하는 보호자들의 선호 때문이다. 앞으로 영양제나 사료뿐만이 아니라 의약품도 전문화된 동물 전용 의약품에 대한 보호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동물병원에서도 동물용의약품 사용을 늘려가야 할 것이다.
국내 동물용 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업체의 동물용 의약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물병원과 수의사들은 사람용 의약품이 아닌 동물 특성에 맞춰 개발한 동물 전용 의약품을 사용해 반려동물에게 더 정확한 약을 처방할 필요가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6월 13일 국내 동물용 의약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동물용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이하 GMP) 선진화 및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이하PIC/S) 가입 추진을 위한 용역 착수’ 관련 보고회를 개최, 앞으로 동물약의 선진화 기준과 세부 보완내용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병원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시장은 침체될 것이다. 국내 동물용 의약품 시장의 발전은 물론 반려동물 치료의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수의사들이 동물전용 의약품을 사용하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