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10년 후 소아과 의사보다 수의사 더 많다”
‘한국직업전망’ 발간…수의사·동물보건사·반려미용사 지속 증가 전망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000만 명을 훌쩍 넘으면서 10년 후엔 소아과 및 산부인과 의사보다 수의사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미용사보다 반려동물 미용사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의테크니션, 동물보건사 등 수의사보조원의 일자리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정보원이 지난 6월 17일 발간한 ‘2021~2023 한국직업전망’에 따르면, 10년 후 큰 폭으로 증가할 직업으로 △수의사 △동물보건사 △반려동물 미용사 △모바일 앱 개발자 등 IT 직종 △변호사 및 변리사 등 법률 전문직 등이 꼽혔다. 해당 직업군들의 특징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동물보건사 취업자 수 증가 견인
이처럼 수의사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데에는 1인 가구와 고령인구 증가가 한 몫 했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게서 정신적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동물에 대한 관심과 인식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이와 동시에 반려동물등록제와 인수공통전염병 예방접종이 의무화됨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예방접종, 치료, 분만, 건강관리, 수술 등을 담당하는 수의사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활 수준의 향상과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 지출 증가, 수의사업 시장의 성장이 수의사뿐만 아니라 동물보건사 등 수의사보조원 취업자 수 증가까지 동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방 및 방역 인력 수요도 증가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인플루엔자, 광우병 등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동물 질병에 대한 검역 및 방역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안전한 축산물 먹거리 공급을 위해 동물검역, 가축방역, 공중보건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수의직 공무원도 증가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동물 보호 및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실험동물에 대한 윤리적 차원의 관리 강화를 위해 실험동물 복지 및 동물실험과 관련된 각종 법규의 개정 또한 수의사의 역할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의사보다 취업자 수 증가 폭 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출산율이 하락하고,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일반 미용사, 소아청소년과 의사, 산부인과 의사 등 사람과 관련된 직종은 ‘다소 증가’에 그쳤다는 점이다.
고용정보원은 대표 직업 537개에 대해 직업 증감 정도를 인구구조 변화, 과학기술 발전, 국내외 경기 변화, 법 제도 등 다양한 요인을 토대로 △감소(연평균 -2% 미만) △다소 감소(-2~-1%) △현 상태 유지(-1~1%) △다소 증가(1~2%) △증가(2% 초과) 등 5단계로 분류, 수의사와 동물보건사, 반려동물 미용사는 ‘증가’로 예측된 반면, 산부인과 의사, 소아과 의사, 미용사는 ‘다소 증가’로 예측된 것이다.
고용정보원은 “아이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딩펫족이나 펫팸족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다 보니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도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생활 수준 향상과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 지출 증가, 딩펫족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향후 10년간 관련 취업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