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적 진단’으로 변화하는 펫 헬스케어

DNA 분석 및 스마트 기기 도입으로 사전 예측과 예방이 핵심

2024-10-10     박진아 기자

펫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사후 치료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질병을 사전에 예측해 질병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미리 관리함으로써 장기적인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예방적 진단과 관리 시스템이 중심이 되는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동물병원 또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예방 중심의 진료 방식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DNA검사로 유전적 위험요소 파악 
최근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시장은 2023년부터 연평균 9.2%씩 성장해 2030년이면 6억4,024만 달러(약 8,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유전적 질환에 대한 사전 진단과 예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검사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를 분석하여 조기에 질병을 예측하도록 돕는다. 임상적으로 발병되지 않은 유전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고, 식이요법과 약물요법을 통하여 발병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

또한 유전적 질환이 없는 종을 선발하여 건강한 자손을 번식할 수 있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구강상피세포 채취만으로 간편하게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검사 수요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의 펫케어 업체 ‘엠바크(Embark)’는 간편한 DNA 검사 키트를 통해 반려동물의 유전적 위험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보호자가 반려견의 침을 채취해 보내면,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의사와 협력하여 예방적 조치를 취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유전자 분석 기업들이 반려동물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크로젠의 ‘마이펫진’과 클리노믹스의 ‘도그노믹스’는 반려동물의 유전질환 유무 및 발병 가능성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특히 ‘도그노믹스’는 반려견의 성향 분석, 훈련 및 양육 관련 특성, 늑대와의 유사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보호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크로젠은 그라스메디와 함께 반려견의 주요 유전질환과 복합질환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패키지를 출시했다. 녹내장, 갑상샘저하증, 치아저강화 등 21종의 기본적인 유전질환은 물론 슬개골 탈구, 관절염, 당뇨, 비만, 분리불안 등 9종의 복합질환까지 검사가 가능하다. 


스마트 기기 도입으로 건강관리 진화
반려동물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도 인기다. 반려동물의 활동과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데 유용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마트 사료 그릇, 스마트 화장실, 위치 추적기, 심박수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목걸이 등이 있다. 

특히 심박수, 위치 추적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 목걸이는 보호자의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여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스마트 기기들은 데이터를 축적하여 반려동물의 일상 패턴과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이 평소보다 적게 먹거나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의 패턴을 발견하면 보호자는 즉시 수의사와 상담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반려동물 진료의 패러다임은 이제 ‘진단’에서 ‘예방’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동물병원과 수의사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예방적 진단과 건강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해야 할 시점이다. 보호자들에게 질병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예방적 진단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