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 인터뷰 ㊺] 박희명(건국대 수의내과학) 교수

“질병 발생기전 완벽히 이해해야 치료 및 관리법 터득할 수 있어”

2024-10-28     박예진 기자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복합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 내과 진단 및 치료는 복합질환 환자의 성공적인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희명(건국대 수의내과학) 교수는 각종 웨비나 및 컨퍼런스 등 다양한 강의 현장에서 질병의 발생기전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하며, 임상수의사들이 다양한 내과 질환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Q. 강의 활동 시작 계기는

1990년대 후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내과 조교생활을 했다. 당시에는 반려동물 중심 강의가 많지 않았는데, 임상적으로 내과적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나 진단하는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이 필요해 로컬 원장님들과 매주 함께 공부하면서 강의를 시작하게 됐다.

 

Q. 주로 강의하는 내용은

대학에 부임했던 2002년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내과관련 질병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주로 심장학, 신경학, 신장학, 종양학, 내분비학 등의 내용을 임상 현장에 맞춰 강의한다. 

 

Q. 강의 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단편적인 약물 소개나 용량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질병의 발생기전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서인지 강의를 듣는 분들이 어렵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랜 기간동안 임상을 하면서 질병 발생 기전과 진단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다. 해당 부분을 이해해야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응용이 가능하다. 질병을 완전하게 이해해야 보호자 설득이나 이후 보호자 순응도가 높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Q. 강의 자료 준비는 어떻게 하나

2000년부터 대학에서 임상을 해왔기 때문에 내과 분야의 다양한 질병에 대한 자료들이 모두 있다. 과거와 현재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고, 가끔 SNS로 임상적으로 중요한 질병들을 문의하는 경우가 있어 해당 내용들을 자료에 업데이트 하기도 한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올해 원인을 모른 채 많은 반려동물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사건 초반 관련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당시 사회적 봉사 등이 교수로서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해 아이해듀의 도움을 받아 무료 강의를 진행했다. 많은 수의사들에게 진단 및 대처법 등 임상을 하며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했던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임상의들이 관심 많은 주제는

주로 약물 소개나 약의 용량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 또한 외국의 consensus statement나 가이드라인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외국의 현실과 한국의 수의학적 현실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때문에 강의 시 무조건적으로 믿고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응용해 강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내과강의는 연차 상관없이 수강해도 되나

수의생리학, 임상약리학, 병리학이 내과학을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 큰 도움을 주는 분야이기 때문에 해당 과목을 수강했다면 연차 상관없이 강의를 들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Q. 내과강의서 반드시 들어야하는 내용은

가장 핵심적인 과목은 cardiology로 임상의들은 심장학 분야를 반드시 듣고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심장학을 잘 이해해야 호흡기와 신장학을 이해할 수 있다. 추후 마취학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심장학 분야는 필수적이다.

 

Q. 지향하는 강의 목표는

강의를 들은 사람들이 질병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질병을 통합적으로 이해한다면 단편적인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체계적으로 다른 질병에 접근해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경험하지 않은 분야가 있다면 질병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내과를 전공하는 수의사는 내과만 알고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외과적 진료나 방사선 및 영상진단학적, 임상병리학적 검사에 대한 경험을 갖고 질병 중심의 치료와 진단을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강의 시 이런 부분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추천할 만한 학술 저널은

최근에는 굉장히 많은 교과서와 저널들이 있고, 각 저널마다 장단점이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야의 저널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후배 수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단편적인 약물 용량과 약물만을 중심으로 하는 치료보다는 질병 진단에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진단을 하고 나면 핀포인트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진단이 우선돼야 하며, 핀포인트로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수십가지의 약을 한 질병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투여하는 약이 많아지지 않도록 질병 발생의 뿌리를 파악해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질병 발생기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나면 해당 부분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검사의 이유 등에 대해 알 수 있고, 확진 후 치료와 예후, 향후 관리방법 등을 쉽게 터득할 수 있어 “질병이 왜 발생했는가”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치료되는 병과 치료되지 않는 병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