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연 “대학동물병원 독립법인화 및 독자 브랜딩 필요해"
9개 국립병원 대상 조사...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으로 지정돼야
수의미래연구소(이하 수미연)가 전국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에 대한 입장과 브랜드 로고 사용 유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미연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전국 10개 대학동물병원 중 건국대 동물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국립 대학 동물병원이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는 현재 대학 부속기관인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을 독립적 특수법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동물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재정적 확대를 이룰 수 있는 수의과대학의 숙원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1978년 서울대학교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대부분의 사람 대학병원은 독립법인인 상태이며, 2004년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일부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치과병원이 독립법인화를 이룬 상태다.
대학동물병원은 지역병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난치성질환을 치료하는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이다. 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다수 모이며, 연구 수행 능력을 갖춘 임상교수진이 재직하는 만큼 이들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기술이나 기구, 약물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위탁 진행함으로써 동물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사람 대학병원과 치과대학병원과 같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대학동물병원이 독립법인으로서 운영 및 재정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갖췄을 때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학동물병원은 ‘수의과대학 부설 수련 및 교육기관’이라는 틀에 얽매여 수의과대학 및 대학원 학생들에게 교육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미 치과대학병원이 치과대학 학부생뿐만 아니라 법제화된 치과의사 인턴 및 레지던트의 교육과 수련까지 감당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아직까지 매출의 규모가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서울대 동물병원의 매출이 약 77.1억 원, 충북대 동물병원이 약 28.9억 원이었던 반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대 치과병원 약 747억 원 △부산대 치과병원 약 265.1억 원 △경북대 치과병원 약 230.9억 원 △강릉원주대 치과병원 약 129억 원의 연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수미연은 대학동물병원의 독자적 브랜드 로고 존재 및 사용 여부를 조사했는데, 경북대 동물병원, 전북대 동물병원, 충북대 동물병원을 제외한 6개 대학동물병원은 독자적 브랜드 로고가 부재해 대부분의 대학동물병원은 독자 브랜딩 없이 해당 대학교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학동물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수의사 A씨는 “‘VMTH(Veterinary Medical Teaching Hospital)’라는 표현을 대부분의 대학동물병원에서 공식적인 영어표현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Teaching’이라는 단어에 오히려 많은 것들이 얽매이는 느낌”이라면서 “대학원생과 임상과목 교수들은 과중한 업무에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의과대학 수련 및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의 역할까지도 수행해야하는 것이 대학동물병원이 가야할 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수미연은 “교육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 대학동물병원의 소관을 이관해 관련 정부 부처에서 대학동물병원을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시설과 장비뿐 아니라 임상교원, 전공수의사, 동물보건사 등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와 독자적인 브랜딩이 필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