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얼어붙고 있는 펫시장 투자 열풍

2024-12-05     개원

한동안 핫했던 반려동물 시장의 투자 열풍이 얼어붙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0% 이상 급성장한 펫시장은 엔데믹과 함께 바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동물병원은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펫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도 당연한 수순처럼 급랭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마침내 펫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건강검진 솔루션을 제시하며 검진 시장을 개척해온 A업체가 서비스를 종료하고 폐업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수의료 시장 확대의 대안으로 ‘건강검진 서비스’에 대한 개원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던 만큼 A사의 폐업 소식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지난해만 해도 건강검진 종합 솔루션을 출시해 검진 예약과 사전 문진은 물론 검진 결과 전송 서비스와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 등으로 수의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지속적인 투자 유치에 성공해왔다. 그러던 기업이 갑자기 서비스 중단을 알리며 폐업 수순을 밟게 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던 동물병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AI나 IT를 기반으로 한 펫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투자 받기에 좋은 분야이지만 더 이상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거나 갖고 있던 투자금을 소진하게 되면 결국 서비스를 종료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그 타격은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수의사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실제로 A사의 갑작스런 서비스 종료로 인해 프로그램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몇 개월치에 달하는 정산금액을 받지 못하거나 병원 검진 데이터까지 날린 병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연락과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소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몇 년 전에도 이런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던 만큼 수의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과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갑작스럽게 종료될 수 있다는 불신과 의심의 눈초리가 생길 수밖에 없어 최근 늘어난 수의사 플랫폼 및 스타트업 기업들의 신뢰 문제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펫 헬스케어에 대한 보호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시장성이 커지면서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는데 대한 수의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수의사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수의사와 동물병원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게다가 펫시장의 투자 유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의 스타트업들은 수의사들에게 필요한 고도화된 솔루션들로 주목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해당 스타트업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며 프로그램과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프로그램 상용화가 계속 지체된다면 요즘 같은 상황에서 투자금을 계속 유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펫 헬스케어는 분명 미래 수의료 시장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더 이상 악순환을 겪지 않도록 스타트업들의 도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