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상권분석 (57)]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기존 병원들 콘셉트 명확해 신규 개원 쉽지 않을 듯” 폐업률 87% ↑ 평균 영업기간 3.6년 그쳐…임대료 비싸 상권 및 재개발 현황 살펴야
1. 동물병원 개·폐업 현황
행정안전부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은 1990년부터 동물병원이 개원하기 시작해 2024년 1월 31일 기준 총 47개소가 개원, 이 중 41개소(87%)가 문을 닫고, 현재 6개소(13%)가 개원을 유지하고 있다.
2. 동물병원 영업기간 및 생존율
강남구 대치동 내 동물병원 평균 영업기간은 3.6년으로 강남구 평균(6.4년)과 서울시 전체 평균(8.2년)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대치1동의 평균 영업기간은 1.5년으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개원의에게는 무덤과도 같은 곳이다.
최장 영업기간은 1990년 개원해 2016년 폐업한 A 동물병원이 26년으로 가장 길었으며, 2004년 11월 개원해 채 두 달도 채우지 못하고 같은 해 12월에 폐업한 B 동물병원이 가장 짧았다.
3. 상권분석
대치동은 2009년까지 총 4개 동으로 분할돼 있었지만, 행정구역 개편으로 2동과 3동이 통합되면서 현재 최상위 부촌으로 꼽히는 대치1동을 비롯해 은마아파트로 유명한 대치2동, 업무지구가 밀집된 대치4동이 자리하고 있다.
흔히 대치동이라고 하면 학원가와 아파트가 밀집한 교육열 높은 동네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실제로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세대가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강남구 내에서 주민 평균 연령이 가장 젊은 동네이기도 하다. 강남구의 또 다른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은 중장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반면 대치동은 사교육 중심지로서 고소득 젊은층이 주로 거주한다는 점에서 분위기 차이가 명확하다.
대치동은 풍부한 유동인구와 상권에 비해 동물병원 수는 다소 적지만 현재 운영 중인 6개의 동물병원이 가진 각자의 역할이 뚜렷한 편이다. 2차 진료가 가능한 R 동물병원과 S 동물병원이 24시간 상담 및 진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D 동물병원이 슬개골 탈구 및 전십자인대파열수술 특화진료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최근 J 동물병원이 동물피부 치료용 레이저 기기를 도입하면서 진료 수준 역시 올라가는 추세다.
4. 인구분석
대치동은 주거지역 55%, 상업지역 43%, 기타 2%로 구성돼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적절히 분포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상업지역이 52%를 차지하는 대치4동은 소재 학교가 도곡초등학교뿐이며, 테헤란로 주변의 오피스 지구와 바로 밑에 위치한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당 지역의 원룸촌은 유학생들의 수요가 많으며, 동부화재 본사, 포스코센터 등이 위치해 있다.
2024년 2분기 기준 대치동의 유동인구 수는 총 233,961명이다. 그 중 대치4동이 144,894명으로 가장 많은 인구가 포진해 있다. 유동인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고객은 40대 여성으로 50대 남성과 여성이 그 뒤를 이었다. 해당 상권에서 운영 중인 동물병원의 주요 내원 고객 비중은 50대 여성이 가장 높았으며, 50대 남성과 40대 여성의 비중 역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일별 동물병원 내원율을 살펴보면, 수요일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토요일, 금요일, 월요일, 화요일 순으로 높은 내원 비율을 보였다.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적절히 분포된 지역인 만큼 평일과 주말 모두 고른 내원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5. 임대 시세 및 건물 분석
2024년 2분기 기준 대치동의 1평(3.3㎡)당 건물 평균 임대료는 대치1동 18만 원, 대치2동 20만 4천 원, 대치4동 17만 8천 원으로 모두 서울시 평균 임대료(13만 6천 원)보다 비싸고, 강남구 평균 임대료(18만 1천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대치2동의 1층 임대료는 24만 6천 원을 기록하고 있어 강남구 내에서도 비싼 축에 속한다.
6. 주요 개발 현황
서울시 강남권의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979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46년째다.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안전진단,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도입, 기부채납 논의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도 비대위가 지속적인 소송전을 예고한 데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통과 문제 등 각종 고비가 남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종상향 대신 ‘역세권 뉴:홈’ 제도로 용적률을 높이는 재건축 방안 추진에 나섰다. ‘역세권 뉴:홈’ 제도는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주고, 추가로 완화된 용적률 일부를 공공분양하는 형태의 제도다.
은마아파트의 기존 용적률은 204%이며, 3종 일반주거지역의 상한 용적률은 300%다. 이에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종상향을 검토해 왔으며, 단지 내 역세권 일부 지역을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할 경우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받을 수 있다.
고시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최고 35층, 용적률 250%로 재건축되는데, 조합은 최고 층수를 49층으로 높이는 등 정비계획 변경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 상권분석을 마치며
대치동은 한때 강남구 내에서 개원이 가장 활발히 이뤄진 지역이다. 특히 90년대에도 5개 동물병원이 줄지어 개원할 만큼 개원의들이 선호하던 개원지였으나 아파트 재개발 및 재건축이 활발해지면서 상권이 불안정해지자 폐업도 증가했다.
2012년 청실아파트의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다시 동물병원 개원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비슷한 시기에 강남구 내 다른 지역들의 재건축 사례가 늘면서 대치동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보였고, 이에 대치동 동물병원의 폐업률은 다시금 높아졌다.
풍부한 유동인구와 다양한 상권 등 장점이 명확한 지역이지만 현재 특화진료 동물병원, 24시간 동물병원 등이 모두 운영 중인 만큼 당분간 대치동 개원은 심사숙고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