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상권분석(59)]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젊은층 타깃 인테리어와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춰야” 대학생이 주 고객 상권 변동 잦아…평균 영업기간 9.6년으로 길어

2025-02-06     강수지 기자

1.동물병원 개·폐업 현황
행정안전부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은 1988년부터 동물병원이 개원하기 시작해 2024년 1월 31일 기준 총 40개소가 개원, 이 중 25개소(62%)가 문을 닫고, 현재 15개소(38%)가 개원을 유지하고 있다.


2. 동물병원 영업기간 및 생존율
관악구 봉천동 내 동물병원 평균 영업기간은 9.6년으로 관악구 평균(9.9년)과 비슷하고, 서울시 전체 평균(8.2년)보다 높은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천동 내 관할 행정동 중 성현동이 20.3년으로 평균 영업기간이 가장 길었으며, 중앙동이 14.4년, 보라매동이 14.3년으로 그 뒤를 이었다.

최장 영업기간은 1988년 개원해 현재도 성업 중인 A 동물병원은 37년으로 가장 길고, 2003년 3월 개원해 같은 해 4월 폐업한 B 동물병원이 가장 짧았다.


3. 상권분석
봉천동은 원래 봉천 1~11동으로 이뤄진 행정동이었지만 지금은 봉천동 아래 △은천동 △보라매동 △성현동 △청림동 △청룡동 △행운동 △낙성대동 △중앙동 △인헌동 등 총 9개의 관할 행정동을 두고 있다.

많은 지역이 경사지대로 이뤄져 있으며, 상가 및 일반 주택, 아파트 지역 및 고소득층, 중산층, 저소득층 등 건물과 주민 구성이 다양하다. 또한 1970~80년대에는 대부분의 관할구역이 판자촌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대부분 재개발을 마쳤고, 일부 남아있던 판자촌 역시 2010년대부터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지하철 2호선을 중심으로 발전한 봉천동은 다른 지역과 달리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같은 큰 건물보다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해 있다. 특히 신림역과 서울대입구역이 가장 큰 상권에 속하는데, 소비 단가가 높지 않고, 쇼핑센터보다 식당 등 음식점들이 주로 자리하고 있다.

서울대입구역 상권은 봉천동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음식점들이 밀집해 있으며, 시설이 낙후된 건물이 많은 편이다. 행운동주민센터가 위치한 행운1길 주변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식당과 베이커리, 카페 등이 즐비해 있으며, 서울시와 관악구의 지원을 받는 행운동 생활상권이 구성돼 있다.

현재 봉천동에는 15개의 동물병원이 영업 중이며, 15개소 모두 5년 이상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성업 중인 동물병원 중 G 동물병원이 365일 연중무휴 24시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N 동물병원은 치료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침, 뜸, 한약 등 다양한 한방치료를 접목하고 있다.


4. 인구분석
봉천동은 주거지역 59%, 상업지역 40%, 기타 1%로 구성된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적절히 혼합된 상권이다. 봉천동에서 운영 중인 동물병원은 금요일과 토요일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화요일 매출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2분기 기준 봉천동의 유동인구 수는 총 739,721명으로 그 중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고객 비중은 30대 여성이 가장 높았으며, 4·50대 여성과 20대 남녀 고객이 뒤를 이었다. 

5. 임대 시세 및 건물 분석
2024년 2분기 기준 봉천동의 1평(3.3㎡)당 건물 평균 임대료는 11만 2천 원이다. 서울시 평균 임대료(13만 6천 원)와 관악구 평균 임대료(11만 9천 원)보다 저렴하다. 그 중에서도 청림동이 9만 원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낙성대동이 14만 원으로 평균 임대료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6. 주요 개발 현황
관악구는 최근 봉천13구역 주택정비형 공공재개발 정비계획을 변경하고, 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봉천13구역은 무허가 건물을 비롯해 노후된 건물이 많아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해 봉천동 내에서도 정비가 시급한 곳이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봉천13구역은 관악구 남부순환로 1752(봉천동) 일원 1만 2,272.5㎡에 건폐율 60% 이하, 용적률 500% 이하 기준을 적용한 지상 최고 80m 높이의 공동주택 4개 동 473가구 등으로 재건립될 예정이다.

봉천14구역은 지난 1월 15일 ‘수의계약을 위한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를 내면서 재개발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해당 구역은 관악구 봉천동 4-51번지 일대로 용적률 270.83%를 적용한 재개발을 통해 지하 4층부터 지상 27층 높이에 이르는 총 15개 동의 아파트 1,571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지어질 전망이다. 봉천 14구역은 지하철 7호선 숭실대역이 인접해 있어 대중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봉현초, 봉원중, 상현중 등 우수한 학군을 자랑한다.


7. 상권분석을 마치며
봉천동은 1980년대부터 동물병원 개원이 시작되면서 1990년대까지 개원지로 관심을 모았지만 계속되는 재개발 지연과 상권의 이동 등으로 인해 변동이 잦은 도시로 변모했다.

그러던 중 서울 상권 지형이 많은 변화를 겪으며 2000년대 중반 신사동 가로수길이 유명세를 타자 봉천동에도 서울대학교 정문의 ‘샤’ 모양의 조형물과 압구정 가로수길의 형성기를 닮았다는 의미를 가진 ‘샤로수길’이 등장했다. 샤로수길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성 있는 청년 창업자들의 식당과 카페 등이 생기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많아졌다.

다만 봉천동은 여전히 낙후된 건물이 많고, 인근 서울대학교의 영향으로 원룸이 많이 형성돼 있어 상권 자체가 대학생들을 주 고객으로 한 가게가 많다. 따라서 봉천동에 개원을 고려 중인 수의사라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동물병원 미관과 더불어 기능적인 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현재 봉천동에 개원한 동물병원들의 평균 영업기간이 긴 만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방법으로 홍보 전략을 갖춰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