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수의사 부모 대 잇는 수의사 자녀들”

부모 영향 받아 수의사 희망하는 자녀 늘어…함께 근무하며 병원 철학 계승도

2025-02-20     박예진 기자

최근 수의계 임상수의사들의 세대교체가 활발해지며 1세대 수의사 자녀들이 수의학과를 졸업해 동물병원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부모의 본을 이어받아 여기에 자신들의 능력과 철학을 더하며 수의사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수의사 부모 영향 받아 진로 선택

사람들은 본인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보통 유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부모의 직업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며 같은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수의계도 1세대 수의사 부모의 뒤를 이어 수의사로 진로를 결정하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1세대 자녀들이 수의학과에 재학하고 있거나 졸업 후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부모가 수의사일 경우 자녀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가까운 환경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동물병원을 오가며 동물 진료를 접하고, 부모가 동물을 치료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의사에 대한 동경심을 갖게 돼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함께 근무하며 병원 철학 계승해

1세대 수의사들이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이후 동물병원 운영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동물병원의 서비스와 가치관을 계승해 병원의 명맥을 이어가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 본인의 흥미 분야가 부모가 운영하고 있는 병원 콘셉트와 맞는다면 이를 계승해 병원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부부가 공동으로 동물병원을 개원한 세계로동물의료센터(공동원장 허정·장경미)는 수의학과에 재학 중인 자녀와 함께 동물병원을 계속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경미 원장은 “병원에 내원하는 단골 손님들이 많아 병원이 우리 대에서 끝내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계속 운영하면서 지속성장 가능한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갈등 줄이기 위한 상호 논의 필수

가족이 함께 병원을 운영한다면 병원의 철학을 이어갈 수 있고, 가족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병원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성원 간 업무 분담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병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부모와 자녀가 생각하는 운영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논의를 거쳐 병원을 운영할 방식을 정해 갈등을 줄여야 할 것이다. 부모가 운영해온 방식이나 철학이 자녀와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자녀가 부모와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임상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더라도 본인의 흥미 분야가 대동물이나 연구 분야라면 자녀들은 대를 이어 동물병원을 운영하지 않고 본인이 관심 갖고 있는 분야에서 독자적인 자신의 능력를 펼치기도 한다. 

수의사 자녀의 경우 부모로부터 실질적인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공통 관심사로 인해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한다면 수의사 자녀들도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수의계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