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동물메디컬센터, 국내 최초 림프종 개 골수이식 성공
혈액암 환자 치료의 새로운 옵션 제시...국내외 유명 의료진 협진 및 조언 아끼지 않아
고려동물메디컬센터(원장 이승근)가 골수 이식(조혈모세포 이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치료에 성공하면서 림프종, 백혈병, 다발성골수종, 재생불량성 빈혈 등 기존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던 혈액암 환자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 동물암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정민 원장은 지난 2월 재발한 림프종 환자에서 골수 이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7살령 중성화 수컷 치와와 타미는 2년 전 식욕부진 및 기력저하를 주 호소 증상으로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내원했다. 이후 진행한 검사 결과 다발성 림프종으로 진단됐다. 다발성 림프종은 개에서 가장 흔하게 진단되는 혈액암으로 다제 항암화학요법에 치료 반응을 잘 보이지만 유지 기간이 약 8~16개월 정도이며, 대부분의 환자가 진단 이후 2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서 지난해까지 림프종에서 사용되는 다제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항암을 진행한 후 완전 관해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지만, 항암 종료 6개월 만에 기력저하를 주증으로 내원해 림프종 재발이 확인됐다.
재발 확인 후 다시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항암을 진행하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준비를 시작했다. 완전 관해가 확인된 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보다 고용량의 화학 항암 주사 치료가 진행됐으며, 이후 조혈모세포 채취를 위한 조혈성장촉진제 투여를 통해 가동화를 진행했다.
전신 방사선치료 진행 전 중심정맥을 통해 이식에 필요한 말초 조혈모세포 채취를 진행했고, 이후 고려동물메디컬센터 부설 연구소의 유세포 분석팀에서 진행한 검사를 통해 CD 34 양성세포 수를 측정해 환자에게 이식할 충분한 조혈모세포 수가 있는지 확인했다. 이후 환자는 전신방사선 치료를 받고, 약 2주간 멸균 격리병동에서 입원한 후 퇴원해 현재는 완전 관해 상태로 추적 관찰 중에 있다.
이정민 원장은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한 채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체외순환에 대한 충분한 의료진의 경험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서는 투석 및 치료적 혈장교환술과 같은 체외순환 기반 치료 경험이 풍부한데, 이번 조혈모세포 채집 과정에서도 의료진의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보다 고용량의 화학항암 주사 및 전신방사선 치료에 의해 심각한 골수 억압 및 항암 부작용이 동반되는 만큼 감염에 특히나 주의가 필요하며, 별도의 격리 입원 시설을 갖춰 환자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도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동물병원은 손에 꼽는다. 이번 타미의 성공적인 조혈모세포 이식은 많은 수의사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했기에 가능했다. 다제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심근독성에 의한 심장병 관리에 대해서는 송근호(충남대) 교수가 조언했으며, 핵심 절차 중 하나인 중심정맥관 장착 및 체외순환을 통해 채집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허지웅(North Carolina대) 교수의 자문과 지원이 있었다. 또한 고용량 항암화학요법 이후 진행한 전신 방사선 치료에는 황태성(경상대) 교수와 최문영(에스동물암센터) 센터장이 큰 역할을 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생착까지의 환자 관리에 대해서는 조혈모세포이식의 선구자인 Steven E Suter(North Carolina대) 교수의 세부 관리와 조언이 있었다.
이정민 원장은 “반려동물이 암을 이겨내고 회복하길 바라는 보호자들의 마음처럼 환자가 암을 극복하길 바라는 의료진의 마음 역시 간절하다”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환자를 대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넘어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NK 세포 치료와 CAR-T 등 면역세포 치료제 연구 등을 통해 재발, 불응성 반려동물 암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