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웨스턴동물의료센터 홍 연 정 원장
“뇌신경 중추신경계 분야 몰두 연구 통해 성취감 얻는다”
홍연정(웨스턴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임상은 물론 연구에 푹 빠져 산다. 시도지부 및 각종 학회 연수교육 및 컨퍼런스 등 500여 회에 달하는 강의와 안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일반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2만여 건 이상의 수술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홍연정 원장은 연구분야에서도 100여 편의 논문 발표 이력을 갖고 있는 독보적인 임상수의사이다.
‘반드시 환자를 살리겠다’는 일념하에 모든 연구에 진심으로 임한다는 홍연정 원장을 만나 임상 연구에 푹 빠진 요즘 일상에 대해 들어봤다.
Q. 활발하게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발명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좋아했다. 과학기술처 장관상도 받고, 카퍼레이드를 했던 적도 있다.
그래서인지 해결이 되지 않는 환자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고, 더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에게는 미션이기도 하다. 수의사는 다양한 학술 및 연구 활동을 통해 하나의 논문을 완성했을 때 더욱 아름답고 빛나는 직업이 되고, 보다 깊이 있는 진료를 볼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임상 경험과 연구 활동을 꾸준히 병행하다 보면 환자의 진료 결과도 예측한 범위 내에서 나와 주기 때문에 더욱 좋은 예후 도출이 가능해진다.
Q. 최근 진행 중인 연구 분야는
28년 차 임상의로서 대학원 시절부터 학술 활동과 연구는 물론 임상수의학회에서의 강의나 논문 게재를 꾸준히 해왔다. 지난해에도 SCI 논문 4편, SCOPUS 논문 3편을 발표했다. 특히 국내 수의계에서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던 수술기법에 대한 논문 발표를 주로 했는데, 최근에는 중추신경계 중에서도 특히 뇌 신경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강의나 발표 주제 역시 뇌신경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연구는
국내에 전십자인대 단열 각교정술을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이와 관련된 연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06년 대형견 15마리를 대상으로 진행한 CTWO 수술 사례를 임상수의학회에서 발표하면서 우수논문상을 받았고, 2012년에 소형견 66마리 CTWO 수술 사례로 또 한 차례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또 다른 연구는 2004년 ‘개의 심한 오염창에 이용한 설탕치료’가 떠오른다. 이전에는 양막치료나 요소치료를 주로 했는데, 2000년대 초반 재료비가 저렴하고 효과가 좋은 설탕치료와 꿀치료 사례를 접한 후부터 관련 케이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설탕치료 주제의 강의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국내에도 설탕치료가 많이 보급됐던 기억이 난다.
발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강아지의 사시 수술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원 시절 안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이 논문 주제를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Q.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는 원동력은
병원 운영과 연구 활동 모두를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젊은 수의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성공의 비결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어떤 일이든 꾸준히, 성실히, 오랫동안 하는 것이다. 30년 가까이 임상의로 활동 해본 결과, 무엇이든 즐기면서 오랫동안 꾸준히 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인 것 같다.
두 번째는 인복이다. 주변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도움과 지지가 수의사로서 연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박정훈 내과원장을 비롯해 경영지원실 이상숙 대표님 등 훌륭한 사람들과 10년 이상 함께 하고 있다. 인복을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들의 존재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마지막은 운이다. 적절한 시기에 맞춰 성실히 준비하고, 어떤 일이든 즐기면서 선택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Q. 연구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반드시 환자를 살리겠다는 열정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환자를 살리는데 어떤 방법이 좋을지 답을 얻을 때까지 탐구하고, 보호자와 환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를 얻었을 때 희열을 느낀다. 강의도 마찬가지다. 환자라는 미션이 주어졌을 때 새로운 강의 주제도 떠오른다. 보호자와 환자의 니즈가 담긴 깊이 있는 연구를 반영한 강의를 통해 큰 호응과 놀랍다는 반응을 얻으면 스스로 특별해지는 기분이 들곤 한다.
Q. 성공적인 연구에 필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 즉 그 분야에 미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 남보다 앞서 나갈 수 없다. 또한 일과 일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일본에 방문했을 때 70~80대 수의사들이 활발히 연구하고, 많은 논문을 게재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영감을 얻었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연구 분야는
최근 중추신경계 분야를 연구하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그동안 배운 적도, 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깊이 있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야에 첫걸음을 내디디며 느끼는 부족함을 개선하고자 수소문 끝에 중추신경계 전문의 선생님께 과외도 받고 있다.
아직은 미약한 단계로 10년 후쯤 돼야 중추신경계 분야를 조금 안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 열심히 하다 보면 국내에서 중추신경계라는 미지의 분야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나에게 ‘연구’란
연구는 ‘게임’이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미션을 해결하면서 성취감을 얻는 것처럼 나 역시 연구를 통해 성취감을 얻고 있다. 만약 지금 가진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해도 또다시 연구에 몰두하고, 반드시 성공할 자신이 있다. 어떤 일이든 꾸준하고 열심히, 성실히 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에 주저하지 않고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