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탐방] 월드펫동물병원
“전문적 판단과 통증 관리로 환자 삶의 질 높여” 노령동물 및 침·치과치료 병원으로 자리매김…한자리서 꾸준히 쌓아온 임상경험과 판단력이 강점
2011년 경기 부천시에 개원한 월드펫동물병원(대표원장 홍석휘)은 단순한 1인 동물병원을 넘어 노령동물과 치과치료 및 침치료에 특화된 진료를 선보이며 보호자들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2023년 9월에는 더 나은 진료 환경을 위해 병원을 확장, 이전하면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시작했다.
보호자와 함께하는 진료 추구
부천시에서 오랜 시간 소박하게 진료를 이어온 홍석휘 원장은 1인 동물병원으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보호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진료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가 고민 끝에 선택한 두 가지 키워드는 ‘노령동물’과 ‘침·치과 치료’였다.
홍석휘 원장은 “노령동물이라고 해서 모두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꼭 관리가 필요한 질환들을 잘 관리해 주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1인 동물병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령동물 케어 방법 중 가장 먼저 관심을 갖게 된 분야는 침치료였다. 우연한 기회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관절염 등 만성 통증을 호소하는 노령견들에게 직접 침치료를 적용하면서 놀라운 효과를 체감했다고.
이에 CVA(침치료 인증 수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침치료에 더욱 특화된 최혜숙 부원장과 합심해 진료의 폭을 넓혔다.
별도의 공간에 프라이빗하게 마련된 침치료실은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머물며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은 물론 보호자와 수의사의 라포 형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부천 최초 동물전용 치과 CT 도입
침치료와 더불어 주목한 또 다른 분야는 바로 치과 진료다. 홍석휘 원장은 “처음에는 내원한 환자의 구강 상태를 하나하나 사진으로 찍고 증상을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점차 치과 진료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전용 장비를 하나씩 들이게 됐고, 부천 최초로 동물 전용 치과 CT까지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석휘 원장은 지난해부터 치과 ISVPS(International School of Veterinary Studies) 국제인증과정을 수강하며 꾸준히 학문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치과 진료는 월드펫동물병원의 전체 진료 비중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단순한 처치를 넘어 정확한 진단과 통증 관리 중심의 치료를 지향하고 있다.
홍석휘 원장은 “전발치 등 보호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치료도 실제로는 반려동물의 통증 완화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최선일 때가 많다. 밥도 못 먹고 우울해하던 환자가 발치 후 이틀 만에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보호자들도 금세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월드펫동물병원의 치과 진료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확실한 통증 관리 시스템이다. 그는 “환자들 중에서도 특히 노령견이나 노령묘의 통증은 보호자도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의 아픔에 공감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 그런 부분을 짚어주는 게 바로 수의사의 역할”이라며 “통증이 사라진 반려동물은 보호자와의 관계도 달라지곤 한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수의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진료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 아프고 불편해지는 건 당연하지만 그 불편함을 덜어주는 통증 관리는 선택이 아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진료 철학 ‘솔직한 진료·친절한 진료’
홍석휘 원장은 ‘솔직한 진료, 친절한 진료’를 월드펫동물병원의 핵심 진료 철학으로 삼고, 보호자와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진단 장비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보호자와 긴 시간 동안 나누는 상담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홍석휘 원장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정확한 진단과 예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가장 중요하다. 진료가 우선이며, 치료는 그다음 문제”라고 했다.
보호자를 향한 적극적인 인사와 라포 형성에 대한 그만의 뚜렷한 철학도 돋보였다. “자주 내원하는 보호자들이 많은 데에 특별한 비결 같은 건 없다. 그냥 제가 먼저 인사를 많이 드리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보호자들도 편안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고.
입원이나 치료를 맡긴 반려동물을 다시 데리러 오는 보호자는 같은 병원을 두 번 방문하는 셈이다. 이처럼 단순해 보이는 순간에도 그는 항상 눈을 맞추고 먼저 인사를 건넨다. “같은 보호자라도 다시 오셨을 때 처음처럼 인사드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직원들에게도 늘 그렇게 하라고 얘기한다. 당연한 것 같지만 그 당연함을 지키는 게 신뢰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자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뿐만 아니라 보호자와의 짧은 인사 한마디도 진료의 연장선으로 생각하는 홍석휘 원장의 자세 덕분일까. 입소문을 통해 찾아오는 보호자들이 많아지면서 월드펫동물병원은 부천 내 터줏대감 동물병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진료 중심 병원으로 거듭날 것
월드펫동물병원은 단기적인 매출 확대나 규모의 확장보다는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성향을 지향한다. 실제 월드펫동물병원에서 근무 중인 직원 대부분이 8~10년 가까이 함께 한 이들로 진료 외적으로도 안정적인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규모의 성장보다 중요한 건 한 자리에서 꾸준히 진료하며 쌓아온 임상 경험과 판단력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홍석휘 원장의 경영 철학이다.
“노령동물은 단순히 한 가지의 질병만 앓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치과나 침치료는 경험이 누적될수록 진단이 빨라지고 정확도가 높아진다. 과거엔 발치 하나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보호자의 마음까지 헤아리면서 필요한 치료를 빠르게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석휘 원장은 치과 진료와 침치료라는 두 영역에서 보다 전문적인 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가 단순한 문제가 아닌 더 깊거나 심각한 질환일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즉시 CT나 MRI 촬영이 가능한 상급 병원을 안내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제 역할은 정확한 판단과 구분이라고 생각한다. 침치료로 개선될 수 있는 문제인지, 영상 진단이 필요한 문제인지, 더 큰 병의 시작인 건 아닌지 그 경계선을 보호자보다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다. 앞으로도 전문적인 판단을 제공할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